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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의 시즌 최고투, 영하의 가을이 뜨거워진다

입력 : 2017-09-18 06:20:00 수정 : 2017-09-17 15: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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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구 이지은 기자] “최고의 피칭이었죠.”

17일 삼성과의 경기를 앞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날 이영하(20)의 등판을 ‘시즌 최고투’로 명명했다. 사실 이영하의 조기 투입은 예정에는 없던 계획이었다. 김 감독은 “선발 고원준이 최대한 이닝을 끌어주길 바랐다. 공의 위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제구가 몰려서 맞아나가더라”라며 “우리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갑작스레 몸을 풀게된 이영하는 2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영하가 이렇게까지 긴 이닝을 소화했던 건 지난 6월25일 롯데전(6이닝 6피안타 1실점)에 임시 선발로 투입됐을 때가 마지막이었고, 7월부터는 불펜으로 이동해 7경기 모두 1이닝 내외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김 감독이 이날 수훈갑으로 주저하지 않고 이영하를 꼽은 이유이기도 했다.

더 반가운 점은 성적표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었다. 고졸 2년차 투수가 마운드에서 보여준 ‘싸움닭 기질’이다.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니까 인사를 꾸벅하더니 바로 150㎞짜리 공을 던지더라”라던 7회 상황이 김 감독을 웃음짓게 한 대목이었다. “계속 지켜보다보니 마운드에서 타자를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 베테랑들도 위기 상황에서는 잘 되지 않는 부분인데, 젊은 투수가 좋은 기질을 가진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두산은 ‘1차 지명 잔혹사’를 겪어왔다. 팀에 주전급으로 자리잡은 건 이용찬(2007년) 정도 뿐. 진야곱(2008년), 성영훈(2009년), 장민익(2010년), 최현진(2011년), 윤명준(2012년), 김인태(2013년), 한주성(2014년), 남경호(2015년), 최동현(2017년)까지 아직 가능성 이상을 증명하지 못한 상태다. 이영하 역시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잔혹사를 이어가는 듯 했다. 돌아온 이영하의 올 시즌 배짱투가 더 반가운 이유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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