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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그 이후] 초보 감독에서 우승 감독으로, 2기 김기태호에 걸리는 기대

입력 : 2017-11-01 06:00:00 수정 : 2017-1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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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감독이라면 누구나 우승이 목표입니다.”

KIA의 한국시리즈 승리가 확정된 지난 30일 잠실구장,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김기태 KIA 감독은 벌게진 눈으로 승장 인터뷰실에 등장했다. 누가 봐도 운 기색이 완연했지만, 김 감독은 “이건 눈물이 아니다. 샴페인이 눈물처럼 보인 것이다”라는 농담으로 쑥스러움을 무마했다. 하지만 첫 부임 당시를 돌이키는 목소리는 다시 진지해졌다. “어떤 감독이든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다 우승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

광주서림초-충장중-광주제일고 출신의 김 감독은 2015시즌 고향으로 돌아와 KIA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선동열 전 감독이라는 큰 그림자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상황. 2009년 통합 우승 이후 팀 성적도 하향세를 타고 있던 데다 직전 두 시즌 연속 9위로 마무리하며 선수단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태였다. 하지만 첫 시즌부터 열띤 5강 싸움을 펼치며 7위(승률 0.465)로 마무리했고, 2년 차에는 정규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며 가을야구 맛을 봤다. 매해 단계별로 위를 향해 올라서며 ‘초보 감독’이라는 수식어는 어느덧 ‘우승 감독’으로 바뀌었다.

김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우승이다. 좌타 거포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리그 정상에 올라본 적이 없었다. 삼성 소속이었던 2001년, 팀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김 감독은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2003년에는 SK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렀지만 현대에 우승컵을 넘겨주고 말았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불운은 계속됐다. LG 사령탑을 맡았던 2013시즌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도 두산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2017년은 달랐다. 적재적소에 용병술로 단기전 승부수를 띄웠다. 5차전에서 9회 양현종을 투입이 대표적인 예. 2차전에서 완봉을 한 만큼 구위에 우려도 있었을뿐더러, 만약 1이닝을 틀어막지 못한다면 이후 선발 로테이션은 완전히 꼬이는 상황. 김 감독은 “8회를 김윤동이 막아냈을 때 이미 결정했던 부분이다. 오늘 이겼으니 모험수라고 볼 순 없을 것 같다”라며 승부사 기질을 증명했다.

이제 김 감독의 집권 2기가 시작된다.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김 감독이지만, 이미 정규 시즌 우승부터 재계약의 명분은 충분했던 터. 거기다 통합우승까지 일궈낸 만큼 역대 최고 대우가 유력해졌다. 2018시즌 '디펜딩 챔피언'을 바라보는 2기 김기태호는 나아가 왕조 건설까지 꿈꾸고 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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