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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07 05:20:00, 수정 2017-11-07 11:25:27

[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평점 따위' 손흥민, 우리가 바라는 '한 방의 가치'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평점보다 중요한 것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힘이다. 손흥민(25·토트넘)이 그랬다. 단 한 방으로 팀에 승점 3을 챙겨줬다. 신태용호에서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 모습이다.

    손흥민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새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5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치른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절묘하게 감아 찬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 무엇보다 귀중한 득점이었다. 덕분에 팀은 1-0으로 승리했다. 결승 선제골을 작렬한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리버풀전 이후 약 2주 만에 리그 2호이자 올 시즌 3호골(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득점은 의미가 크다. 그는 이날 득점으로 EPL 개인 통사 20호골을 채우며 앞서 ‘전설’ 박지성(36·은퇴)이 기록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종전 19골)을 넘어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첫 시즌에 4골, 그리고 지난 시즌에 14골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이날 EPL 입성 후 세 시즌 만에 그 누구도 세우지 못한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이처럼 눈에 띄는 활약에도 현지 언론은 낮은 ‘평점’과 함께 혹평을 쏟아냈다. ‘스카이스포츠’와 ‘데일리 메일’ 등은 그에게 팀 중간 평점을 부여했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FC’의 경우 손흥민에게 팀 최하점을 줬다. 결승골을 터트린 선수가 팀 최하 평점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혹평의 이유는 경기력에 있다. 그는 이따금 공격진영에서 고립되는 모습을 드러냈고, 불안한 볼 터치로 공격 타이밍을 놓쳤다. 결정적인 기회도 두 번이나 놓쳤다. 이를 두고 국내 팬 사이에서도 ‘손거품’이라는 단어로 비아냥을 일삼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이에 편승해 손흥민의 경기력을 지적했다.

    이날 나타난 경기력의 미흡함은 분명 손흥민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한 방’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손흥민의 평점 따위가 아니라, 그가 팀 승리을 이끈 골을 터트렸다는 점이다. 손흥민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토트넘은 흔들릴 수 있었다. 그 위기를 손흥민이 막았다.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에 중용하는 이유도 이 부분에 대한 신뢰감이 크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골 덕분에 해리 케인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고, 다음 일정을 위한 원할한 선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그의 득점이 팀에 기여한 부분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박지성을 두고, 허정무 전 감독은 “사실 박지성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그런데 ‘박지성이라면 해결해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 교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팀 감독에게 그런 믿음을 주고 있다.

    현시점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바로 그가 이날 보여준 ‘한 방’에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상대방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은 최약체에 속한다. 당연히 밀리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 안에서 반격 포인트를 찾은 것이 풀어야 할 숙제이자 유일한 무기가 된다. 그 반격 포인트를 두고 손흥민보다 더 나은 적임자가 있을까.

    손흥민은 분명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를 그의 부진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주변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분명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경기력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갖추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평점 따위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다. 손흥민을 두고 ‘손거품’ ‘박지성에 못 미친다’라는 비아냥보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라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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