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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D-30]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 무대 뒤편에 숨겨진 투혼과 눈물

입력 : 2018-01-10 07:00:00 수정 : 2018-01-09 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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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우리는 모두 꿈을 꾼다. 그러나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결심, 헌신, 훈련,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4관왕에 오른 미국의 흑인 육상영웅 제시 오웬스의 말이다. 올림픽은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간절히 바라지만, 실제로 올림픽을 경험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긴 시간 모진 훈련을 버텨낼 수 있는 인내가 뒷받침돼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올림픽이라는 무대 아래 수많은 눈물과 땀이 스며있음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꿈꿔왔던 올림픽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최다빈(18·수리고)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피겨 여자 싱글의 ‘간판’ 최다빈은 ‘피겨여왕’ 김연아의 뒤를 이어 한국 피겨를 세계에 알린 장본인이다. 한국 피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으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위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권 두 장을 가져왔다.

평창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슬픔은 지난 6월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모친과의 이별이었다. 정신적 충격이 컸다. 선발전을 앞둔 시점이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 새로 교체한 스케이트 부츠도 말썽이었다. 잘 맞지 않는 부츠는 부상을 가져왔고, 그렇게 평창올림픽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다빈은 다시 일어섰다. 짝짝이 부츠(왼쪽은 2년 전, 오른쪽은 지난해 신었던 부츠)를 신고 올림픽 티켓을 품었다.

최다빈과 함께 평창행 열차를 타게 된 김하늘(16·평촌중)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올림픽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 근육 파열 부상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오른 허벅지 2~3㎝ 정도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은 것. 김하늘은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다”고 짐짓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스핀이나 스파이럴을 할 때 힘들었고, 그로 인해 완벽한 연기를 할 수 없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 만큼 내가 가진 모든 걸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남자 싱글의 ‘기대주’ 차준환(17·휘문고)는 부상·부진을 딛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2차 선발전까지 선두 이준형(22·단국대)와의 격차가 27.54점까지 벌어졌지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단 한 장뿐인 남자 싱글 티켓의 주인공이 된 것.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 맏형 이준형(22·단국대)과 김진서(22·한체대)는 멀어진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만, 차준환을 응원해주는 등 끝까지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준형은 16년 만에 피겨 남자 싱글 출전권을 따낸 주인공이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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