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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5-09 06:10:00, 수정 2018-05-09 06:10:00

[화씨벽:김용준 프로의 골프볼 이야기②] 데이브 펠츠가 밝힌 골프공의 진실?

  • 독학으로 마흔 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내게 마음속 스승이 있다. 바로 미국 골프 지도자 데이브 펠츠(Dave Pelz) 선생이다. 만난 적도 없는 그를 사부로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쓴 책 '퍼팅 바이블'과 '숏 게임 바이블'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이다. 펠츠는 골프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에 다녔는데 전공이 물리학이었다. 골프를 더 익혀 PGA 투어에 뛸 요량이었던 그는 벽에 부딪힌다. 하필 잭 니클라우스 같은 거장과 동시대에 태어날 게 뭐람. 검을 섞어 보기 전까지는 바로 옆 오하이오주가 낳은 신성 니클라우스의 위력을 몰랐나 보다. 다행히 펠츠가 투어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내가 꼴랑 2년간 2부와 3부 투어를 뛰어보고 경기위원 길로 들어선 것에 견준다면 너무 나간 것일까?

    하여간 펠츠가 투어를 그만 두기 잘 한 것은 틀림 없다. 그의 연구 덕분에 후학들은 골프 물리학을 많이 배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펠츠가 PGA 투어에서 나와 얻은 직장은 어디였을까? 놀라지 말기를. 바로 미항공우주국(NASA)이다. 골프 선수 꿈을 포기하고 들어간 곳이 NASA라니. 좌우지간 그는 한동안 착실하게 우주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한다. 그러나 대자연 속에서 뛰던 골퍼가 좀이 쑤셔서 견딜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그는 운명을 따라 골프계로 복귀한다. 늦은 나이에 투어에 다시 도전한 것은 당연히 아니고 지도자 길을 걸은 것이다. 이 때부터 그의 물리학 지식이 빛을 발하게 된다.

    그가 이룬 업적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골프볼의 진실'을 밝힌 것이다. 골프볼이 절대 '화씨벽(和氏璧)'처럼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가장 과학적으로 가장 먼저 밝힌 사람이 그다. 내가 아는 한 그런데 혹시 더 뛰어난 거장이 있었다면 귀띔해 주기를.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완벽하지 않은 볼로 어떻게 하면 최선의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까지 고민했다. 그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퍼팅 할 때 볼의 구름이었다. 그는 둥글지 않고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친(편심) 볼이 결코 반듯이 굴러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골프볼을 1만8천개나 굴려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3m 거리에서 평균 6cm 이상 좌우로' 빗나가더라는 것 아닌가. 물론 반듯한 곳에서 굴려본 결과다. 홀이 10cm 남짓이니 오차가 6cm가 넘는다면 잘 친 볼도 안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쯤 되면 엉터리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완벽은 언감생심이고. 펠츠 선생은 볼 결함을 꼬집는데 그치지 않았다. 골프볼을 물에 띄워서 무게 중심을 찾아 표시하고 그것을 이용해 플레이 하는 법을 고안하기에 이른다. 골프볼이 물에 뜨는가? 당연히 아니다? 바닷물에는? 바다를 향해 샷을 날려본 경험이 있는 골퍼라면 답을 알 것이다. 꼬르륵 가라 앉는다. 사람도 뜬다는 이스라엘 사해 호수 정도면 어떨까? 나도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포화용액에 가깝게 염도를 높이면(즉, 말도 못하게 진한 소금물이라면) 골프볼이 뜬다는 사실이다. 이 때 제일 무거운 부분이 아래쪽으로 간다. 그 무거운 쪽과 물 위로 드러나 맨 윗부분을 이으면 좌우 균형이 가장 잘 맞는 선이 된다. 이 선대로 퍼팅을 하면 볼이 직진한다는 사실을 펠츠가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다. 최적인 퍼팅 라인을 찾는 것은 집에서도 직접 할 수 있다. 조금 번거롭긴 해도. 진한 소금물을 만들거나 밸런스 워터라고 부르는 용액을 구입해서 위에서 말한 작업을 하면 된다.

    펠츠 같은 과학자가 있는데도 여전히 골프볼 업체 대다수는 자신들이 내놓은 볼이 완벽하다고 광고한다. 반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차선책을 찾은 업체도 있다. 바로 생산하는 모든 골프볼을 밸런스 워터에 담가 '퍼팅할 때 무게 중심'을 찾아 출시하는 업체다. 골프볼 얘기는 다음 회에도 계속된다.

    김용준 프로 엑스페론골프 부사장 겸 KPGA 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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