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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5-14 03:00:00, 수정 2018-05-14 03:00:00

뉴스 포기 압력 교묘히 피한 네이버, 검색 시장도 ‘위기’

첫 화면에서만 뉴스 댓글·실시간급상승검색어 빼… 실효성 의문
10~20대 유튜브서 보내는 시간 늘면서 ‘탈 네이버’ 현상 가속화
  • [한준호 기자] 국내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표 토종 포털 네이버가 요즘 궁색한 처지에 빠졌다.

    최근 10∼20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검색 시장에서 유튜브에 밀리는 형국인데다, 드루킹 댓글 조작 논란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여론의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토종 기업으로 굳건히 지켜왔던 검색 분야에서 구글의 유튜브에 점차 추격당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0∼20대 젊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뭔가 궁금해서 찾아보려거나 공부 강의를 듣기 위해 유튜브에서 시간을 보내는 숫자가 급속히 늘면서 이른바 ‘탈(脫) 네이버’ 현상은 가속도가 붙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0세 이상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3712만명을 대상으로 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올해 2월 한 달간 앱 이용 시간은 유튜브가 257억분으로 가장 많았고 카카오톡(179억분), 네이버(126억분), 페이스북(42억분) 순이었다. 조사를 시작한 2016년 3월에는 카카오톡(189억분), 네이버(109억분), 유튜브(79억분) 순이었다. 유튜브의 이용 시간은 2년만에 3배 넘게 폭증한 반면, 네이버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유튜브 관계자는 “10대와 20대가 유튜브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들은 동영상에 익숙한 세대인데다 포털보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며 쉽게 정보를 얻고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유튜브를 따라잡기 위해 네이버TV 같은 동영상 전문 유통 채널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지만 유튜브의 아성을 뛰어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뉴스 서비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그동안 뉴스를 편집해 이용자들에게 공급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번 드루킹 댓글 조작 논란까지 겹치자, 네이버가 뉴스에서 아예 손을 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댓글 다는 것을 일부 제한하는 개편안을 내놨지만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달 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3분기까지 시행할 새로운 개선안을 재차 소개했다. 이날 한성숙 대표가 직접 나서 발표한 개선안은 파격적인 것처럼 보였다. 먼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뺀다. 대신, 첫 화면을 옆으로 넘기면 두 번째 화면에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는 뉴스판(가칭)을 도입하고 이용자 취향을 고려해 인공지능으로 추천하는 뉴스피드판도 추가한다.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도 체택한다. 개별언론사와 협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댓글 운영 방식도 바꾼다. 댓글 여부와 정렬방식을 언론사에 권한 위임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댓글을 올리는 것도 제한한다. 정치 기사 매크로(댓글 자동 생성 프로그램) 및 여론조작 감시를 강화하고 이상징후 발견 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선안 발표를 놓고 네이버는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한성숙 대표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네이버의 발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힘들 수 있겠지만 다시 한번 새로운 방안들을 내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 첫 화면에서만 사라졌을뿐, 뉴스 댓글과 실시간급상승검색어 등은 여전히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뉴스 댓글은 언론사와 협의를 통해 가능하게 하고 책임은 해당 언론사가 지는 방식으로 바꿨고 실시간급상승검색어도 이용자가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여론 조작의 주요 통로가 뉴스 댓글과 실시간급상승검색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안의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업계에서도 대체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IT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이번 네이버의 개선안은 여론의 공격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네이버 개선안 발표 다음날 카카오의 실적 컨퍼런스콜이 열렸는데, 기자들이 카카오의 포털 다음도 뉴스 편집 등을 개선할 것인지 묻자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뉴스 편집 개편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가 도입하겠다는 아웃링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여 대표는 “과거 카카오톡 채널에서 해봤지만 이용자 경험 등 분석 결과 당사 운영 목적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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