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한한공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오늘 경기장이 조금 썰렁하네요”라고 운을 뗀 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 매우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배구계가 더 깨끗한 모습으로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감독은 “배구에서 승부조작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통상적으로 특정 선수를 포섭했다고 해서 결과까지 맞추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독인 나도 승패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도 몇 점 차까지 맞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에는 승부조작에 관련된 선수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신 감독은 최근 선수들을 따로 불러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 파악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신 감독은 ‘나중에 쪽팔지 말고 지금 고백하는 게 좋다’라며 몇 차례나 가담 여부를 물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 차례나 가담 여부를 물은 결과, 결과 가담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 선수들을 믿는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현재 배구계 분위기가 상당히 가라앉아 있다. 죄를 지은 선수들은 죗값을 달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사태가 길게 가면 좋을 것이 없다. 빨리 수습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도 “배구계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 발생해 대단히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현대캐피탈 출신의 선수가 관여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이 상당히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팀에 있을 때는 연관되지 않은 것 같다. 이적을 한 후 일어난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은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진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KOVO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배구팬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인천=정세영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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