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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5-17 15:12:13, 수정 2014-05-17 15:12:13

    [이슈스타] 이다윗, 소년과 성인 사이를 맴돌다

    • 배우 이다윗의 성장이 날이 갈수록 눈부시다.

      2003년 KBS 드라마 ‘무인시대’로 연기를 시작한 이다윗. 칸 영화제에도 초청되더니 이젠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주인공까지 당당히 꿰차며 연기자로서 남다른 필모를 쌓아가고 있다. 드라마는 물론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배역들을 소화하고 있는 이다윗, 그는 이제 스무살을 갓 넘은 성인이다.

      하지만 그의 연기를 보면 소년과 성인을 맴도는, 오묘한 매력을 담아 보여준다. ‘명왕성’에선 괴물같은 학생 역할을, ‘더 테러 라이브’에선 비밀을 지닌 테러범 역할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다. ‘신촌좀비만화’에서는 가상현실에 푹 빠져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청소년 승호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신촌 사령카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유령’은 일반 연기자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작품. 하지만 이다윗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호를 소화, 사이버 세계 안에서만 사는 요즘 청소년들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시나리오를 봤는데 괴이한 이야기 속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또 ‘명왕성’에 이어 다시 학생 역할을 맡았는데, 단지 나이가 비슷해서 이 캐릭터를 선택한 건 아니에요.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극중 승호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도 많고, 또 특정카페에 가입하면서 가상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거든요. 그런 모습에서 승호를 찾았고, 묘한 매력이 그를 선택하게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이다윗은 류승완 감독과 첫 호흡을 맞췄다. 평소 엄하기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이 어땠는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다윗은 이 질문에 대해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감독님이 무섭다는 소문은 촬영이 끝나고 알았어요(웃음). 워낙 대단한 감독님이시잖아요. 무섭다는 걸 의식하기보다는, 촬영 시작부터 끝까지 연기자로서 본분을 지키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선 감독님이 무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요. 촬영 도중에 농담도 잘 던지시고, 화는 전혀 내지 않으셨어요. 굉장히 편하게 촬영에 임했죠.”

      이다윗이 맡은 승호는 굉장히 평범한 인물이다. 독특한 캐릭터라면 오히려 연기하기 편했을텐데, 평범한 캐릭터이기에 더욱 연기가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았다. 이다윗은 승호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약간의 물음표가 남는 인물이었어요. 승호는 굉장히 평범한 인물이잖아요. 비젠(박정민)의 경우 한눈에 봐도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승호는 그와는 너무 대비되죠. 하지만 하는 짓을 보면 그렇게 평범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얘는 뭐지?’하는 관점에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신촌좀비만화’ 중 ‘유령’은 굉장히 심각하고 어려운 작품이다. 신촌 사령카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연기지만 살인을 저질러야하는 굉장히 힘든 역할을 맡았다. 연기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실화를 모티브를 한 작품이라는 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됐어요. 신촌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고, 그 사건과 관련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을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기분이 이상해지긴 하더라고요. 또 실제 있었던 사건의 가해자 역할을 한다는 게 참 오묘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거부감 없이 적당히 표현을 해야할지 굉장히 고심했었어요.”

      한편, 극중 승호는 여우비란 가상의 인물에게 집착을 한다. 사랑인지, 호감인지 정확히 그 정체는 모르지만, 승호가 여우비에게 관심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한 번도 만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

      “실제 제 성격 같아선 힘들 것 같아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좋아한다는 감정이 생길까요(웃음). 그러고 보면 승호는 여우비를 도와준다고 하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녀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막상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했을 때, 실제로 움직이는 인물은 비젠이잖아요. 여우비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을 뿐, 주도적인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이다윗은 학생 역할을 자주 맡는다. 학생 이미지가 잘 어울리기도 하고, 또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아역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거쳐가야 할 캐릭터 중 하나이지만, 스무살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학생 역할을 맡고 있다. 학생 역할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라도 있을까.

      “그렇다고 40대 아저씨 역할을 할 순 없잖아요(웃음). 점점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중에선 학생 역할이 많은 것 뿐이고, 최대한 잘 소화해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또 제가 했던 학생들이 그렇게 평범한 역할들은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이 연기적 재미를 느끼게 해줘요. 단지 나이대가 학생일뿐, 학생이 겪는 이야기를 연기하는 거죠.”

      이제 학생에서 성인으로 신분이 바뀐 이다윗. 그는 올해 한국예술원 영화과로 입학했다. 전공은 연출이다. 연기가 아닌 연출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앞으로 4년 동안 연기를 더 배울지, 다른걸 배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연출을 배우기로 결심했죠. 연출도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또 모르죠. 나중에 연출을 실제로 해볼 수 있을지도요(웃음). 이제 20대인데, 한 가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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