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4-07-20 17:53:38, 수정 2014-07-20 17:53:38

    [이슈스타] 송재희 "악역? 처음엔 욕 덜 먹을까 걱정"

    • 나쁜남자 전성시대라 했던가.

      악역이지만, 끌릴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매력을 소유한 배우가 있다. 바로 SBS 아침 안방극장의 히어로 송재희다.

      송재희는 SBS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최강 악역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하는 짓만 악한 게 아니었다. 비주얼부터 디테일한 몸짓 하나마저 모두 악한 카리스마로 가득 채웠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강성재에 대한 욕을 끊임없이 했지만, 오히려 그에겐 채찍질과도 같았다.

      “솔직히 욕을 덜 먹을까 봐 걱정했어요(웃음). 이왕 악역을 맡았으니, 한 획을 그을만한 악인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싶었죠. 그래서 강성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이해하고, 그 속에 저만의 색깔을 채웠어요. 저는 연기하면서 강성재란 인물에 동정심이 갔는데, 시청자들 눈에는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나빠 보였나 봐요. 심지어 상대배우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재희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던데요(웃음).”

      아침드라마는 보통 어머니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시간대다. 그래서 아침드라마에서 멋진 캐릭터를 소화하게 되면, 예비사위 1위로 손꼽히는 등 좋은 인상이 남기 마련. 하지만 송재희는 오히려 ‘만나서는 안 될 남편 1위’로 꼽히며, 신명 나게 욕을 먹은 셈. 대신 그에게는 악행을 저지르면서 얻은 묘한 쾌감이 그나마 위로라면 위로일 것 같았다.

      “처음 한 달 정도는 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점차 적응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소리 지르고 나쁜 행동을 마음껏 할 때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죠(웃음).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렇다고 그런 모습이 좋았다는 건 아니에요. 그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고요, 악행을 거듭할수록 점점 제 영혼이 상처받는 느낌이 들었죠.”

      그렇다면 송재희가 열연한 악행 중 가장 힘들었던 연기는 어떤 것이었을까.

      “은정(이민영)의 집을 찾아가는 신이 있었어요. 대문 앞에 있던 은영의 손을 잡고 들어가서 안방에 패대기치고, 장모님 앞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신이 있었는데, 대본리딩 때부터 정말 힘들었죠. 최대한 리얼하게 패대기치고, 거칠게 소리쳤는데… 감독님조차 말릴 정도였어요. 결국, 그 장면을 소화하긴 했지만, 끝나고 난 뒤에 몰려오는 우울함이 어마어마하더군요. 이렇게 연기해도 괜찮나 싶을 정도였어요.”

      이쯤 되면 송재희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해졌다. 항상 송재희의 작품을 모니터해주신다는 어머니. 과연 어머니의 눈에는 송재희의 연기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지 궁금했다.

      “제가 집에서 나와서 살거든요. 어머니와 전화를 자주 하곤 했는데, 한 달까지는 말이 없으시다가 그 후로 (‘나만의 당신’을) 안 보신다고 하더군요. 자기 아들이 너무 나쁘게 나오니, 보는 것조차 많이 힘드신가 봐요. 제가 배우가 되기까지의 무명기간이 꽤 길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께선 제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하세요. 또 어설프게 연기를 해도, 부모님께서 항상 격려해주시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보는 것 자체를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너무 악역 얘기만 한 것 같아 화제를 돌렸다. 바로 눈물오열신. 이 장면이 없었다면, 배우 송재희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감옥에 갇힌 채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아픔을 온몸으로 열연했다.

      “대본리딩 때부터 엉엉 울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울고, 장례도 못 치르는 답답한 상황에서도 또 울었고요. 아마 제가 아니어도, 어떤 배우가 이 배역을 연기했더라도, 저처럼 많이 울었을 거예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강성재가 참 불쌍했어요. 이혼 전에도, 이혼 후에도 불행했고… 불행의 연속이잖아요. 자신의 꿈을 좇기 위해 악행을 거듭하지만, 단 한 번도 행복을 가질 수 없었던 강성재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불행만큼 강성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수난시대’다. 맞고, 또 맞고… 라면까지 뒤집어쓰며 온갖 수모를 다 겪었다.

      “라면을 뒤집어쓰고, 자장면 배달통도 뒤집어쓰고… 맞고, 맞고, 또 맞고… 정말 액션 연기가 따로 없었어요. 그렇다고 드라마 환경상 무술팀을 부르자고 할 순 없었고요. 매 촬영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촬영이 끝나고 나면 온몸에 멍이 들 정도였죠. 맞는 장면은 더 했어요(웃음). 처음엔 멋모르고 더 세게 때려달라 했는데, 정말 세게 때리던데요? 매주 2대 이상 맞았는데, 나중엔 붓기 시작하더라고요. 분명 강성재의 수난시대인데, 배우 송재희의 수난시대와 마찬가지였죠.”

      그 때문일까. 송재희의 강성재는 연기논란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열연’이란 단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강한 악역도, 각종 수난연기도 꿋꿋이 이겨낸 송재희에게 종영 이후 일정에 대해 물어봤다.

      “일단 쉬고 싶어요. 강성재를 연기하면서 받은 상처들을 회복하고 싶고요. 일주일 정도 휴가를 다녀온 후에 차기작을 준비해야죠. 어떤 작품을 하고 싶으냐고요?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면 무조건 출연하고 싶어요. 저 자신도 더욱 진실된 배우가 되기 위해, 연기도 인성도 갈고 닦을 거예요. 끝으로 ‘나만의 당신’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엠지비엔터테인먼트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