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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11-07 10:00:58, 수정 2014-11-07 10:07:16

    [이슈스타] 류혜영 "나의 독재자, 영화의 참 맛 알게 해줬다"

    • 당차다. 거침없다. 그래서 더욱 기억 속에 남는 것 같다.

      최근 개봉한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태식(박해일)을 짝사랑하며 부자지간을 지켜보는 여정 역할을 맡아 열연한 류혜영. 그는 이제 갓 상업영화에 발을 들인 신예다. 그동안 ‘잉투기’, ‘졸업여행’ 등 독립영화에서 다수 활약했지만, 아직 대중들에겐 낯선 이름인 게 사실. 하지만 류혜영은 ‘나의 독재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상업영화 배우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보여줬다. 게다가 설경구, 박해일이란 대선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뚝심마저 보여줬다. 그래서 더욱 ‘나의 독재자’ 속 류혜영이 빛나고, 또 빛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독재자’가 사실상 첫 상업영화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영화 ‘잉투기’를 마치고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겨서, 다짜고짜 미국 어학연수를 갔어요. 그런데 미국에 도착한지 한 달 만에 ‘나의 독재자’ 출연 제의가 왔고, 여건상 화상채팅을 통해 오디션을 봤어요. 감독님께서 OK 해주셔서 출연을 확정하고,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결정했죠.”

      ▲미국에 오가기 쉽지 않은데, 비행기 티켓이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사실 미국 LA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감독님께 전화드리면서, 비행기표 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어요. 대답이요? 그저 웃기만 하시던데요(웃음).”

      ▲이해준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던데.

      “‘김씨표류기’에서 감독님을 처음 만났어요. 극중 여주인공이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가는 장면이 있는데요. 보충촬영을 해야 하는데, 주인공이 바쁜 바람에 제가 대신 촬영한 적이 있어요. 어차피 헬맷을 쓰고 촬영하는거라 주저없이 촬영했었죠. 그때가 18살이었는데, 이후로 뵌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잉투기’를 보시고, 저를 알아보셨대요. 그걸 계기로 이해준 감독님과 인연을 이어나가게 됐죠.”

      ▲박해일과 러브라인이 있지만, 약간은 부족한 감이 있더라. 아쉽진 않나.

      “에이, 전혀요. 전체적인 스토리를 봤을 때, 제 러브라인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그런 욕심은 제 몫이 아닌 것 같고요. 여정으로서 어떻게 태식(박해일)과 성근(설경구)와 함께 이야기 속에서 잘 버무려지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자 욕심일 뿐, 그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또 감독님께서 그 만큼만 말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요. 저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 거죠.”

      ▲여정 역에 몰입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태식을 사랑하게 됐다고 하던데.

      “촬영 당시엔 제가 몰입(사랑)했다는 생각을 전혀 안해봤어요. 그런데 촬영이 없는 날, 혹은 촬영이 끝난 직후부터 외로움이 엄청 몰려오는 거예요. 여정은 태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캐릭터인데, 반면 태식은 여정에게 냉정하고 차갑거든요. 그래도 그에게 묘한 끌림이 느껴지긴 했는데,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버렸나봐요(웃음). 사랑 참 묘하더라고요.”

      ▲류혜영이 보기에 ‘여정’은 어떤 인물인 것 같나.

      “여정이는 태식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잖아요. 그렇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건, 여정이란 인물 자체가 가진 사랑이 많다는 거죠.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그의 과거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정이는 사랑을 듬뿍 받아온 여자인 것 같아요. 또 사랑을 많이 받아야, 사랑을 많이 줄 수 있거든요. 태식과 성근의 갈등하는 부자관계를 보면서, 그 사이에서 잊고 지냈던 가족애를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을 만들고 싶어한 게 아닐까요?”

      ▲다른 한편으론, 여정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러브신, 베드신, 임신까지 다양한 연기를 해냈다. 힘들지 않았나.

      “많은 분들이 임산부 연기가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데요. 사실 여정은 어느 순간 불쑥 임신한 게 아니에요. 태식과 사랑을 나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쳐 임신을 하게 된 거죠. 그런 과정들이 여정을 연기하는 저에게도 충분히 납득이 됐어요. 그래서 어색하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여배우로서 러브신, 베드신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된다는 경험은…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나 작품적으로나 ‘나의 독재자’는 류혜영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다.

      “참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시대를 타지 않는 영화이자, 내년에 봐도 내후년에 봐도 10년 뒤에 봐도… 가슴 깊이 닿을 수 있는 영화죠. 그런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물론 요즘 영화의 흐름에 익숙한 관객들은 전개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할 순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마저도 이해준 감독님의 스타일이라 생각해요. 이해준 감독님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을 뚝심있게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끝으로 류혜영에게 ‘나의 독재자’란?

      “영화의 참 맛을 알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사실 첫 인상은 평생 잊지 못하잖아요. ‘나의 독재자’는 상업영화에 대한 첫 인상과 같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또 최고의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죠. 나중에 제가 잘 되면, 이해준 감독님께 짬뽕과 수정방을 사드리고 싶어요(웃음).”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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