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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술 후 림프부종, 진단-재활 '원스톱'

입력 : 2018-10-23 03:00:00 수정 : 2018-10-22 18: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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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
재활의학과·성형외과 협진
조기 찾아내 맞춤 치료 처방
'최소 절개' 정맥문합술 효과

[정희원 기자] 암 환자들의 첫 번째 목표는 암과 싸워 이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존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삶의 질을 수술 이전처럼 유지하는 것이다.

문제는 암생존자로 거듭난 이후, 예상치 못한 후유증에 시달릴 때다. 대표적으로 유방암·부인암 수술 이후 팔·다리가 부어오르는 림프부종을 들 수 있다.

우경제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막히거나 림프기능부전으로, 대개 사지가 눈에 띄게 부어오르는 질환”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정상으로 자연스럽게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부종은 유방암·난소암·자궁암 환자의 20%가 경험하지만,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림프부종으로 붓는 팔·다리를 보고 ‘암수술 후에는 으레 붓는 것’으로 가벼이 생각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림프부종 환자는 약 10만 명으로 추정된다. 증상을 감추고 사는 환자를 더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암수술 등으로 림프를 절제한 뒤 질환에 노출된 환자가 더 많다고 본다. 유방암 수술 이후에는 팔, 자궁암·난소암·전립선암 수술 후에는 주로 다리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암수술 후 림프부종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은 수술 시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사용하는 팔 쪽의 유방암인 경우, 환자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림프부종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는 암수술 후 몇 달부터 3~4년 이후까지 다양하게 나타나 주의해야 한다.

림프부종은 0~3기로 나뉘는데, 단계가 높아질수록 피부가 딱딱해지고 피부 보호막 기능이 떨어진다. 처음엔 붓는 느낌에 그친다. 그러다 점점 살이 딱딱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정상적인 팔·다리에 비해 부피가 2~3배 늘어나는 등 외모변화까지 생겨 우울감을 호소한다. 다리에 림프부종이 심한 경우 양쪽 신발사이즈가 달라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림프부종을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마사지 등에 그치는 등 질환을 안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난도 미세수술인 ‘림프관 정맥문합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도입되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대목동병원은 림프부종수술에 특화된 림프부종센터를 통해 환자의 고통을 치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대여성암병원과 연계해 수술 후 발생한 림프부종을 조기에 정확한 진단한다. 재활의학과-성형외과 협진을 통해 복합 림프 재활치료, 순차적 공기압박치료, 보조용품 처방과 관리요법 교육 등 환자의 상황에 맞는 치료프로그램도 처방한다. 일종의 림프부종 토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최근에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증상이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초미세수술인 ‘림프관 정맥문합술’에 나서 림프순환의 기능적 회복을 돕고 있다. 이 중심에 선 인물이 젊은 명의로 손꼽히는 우경제 교수다.

림프관 정맥문합술은 피하 림프관을 주변의 정맥에 연결해, 림프절이 없어져 막힌 림프액이 혈관을 따라 빠질 수 있게 ‘길을 터주는’ 수술이다. 이때 연결하는 림프관·정맥은 피하 1~2㎝ 이내에 위치한 직경 1㎜의 혈관을 활용하는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한 성형외과 전문의가 시행하는 게 철칙이다. 우 교수에 따르면 환자는 시술 후 빠르면 2주 안에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림프관 정맥문합술은 피부 절개부위가 2~3㎝로 작고,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빨라 2박 3일 입원으로도 충분하다. 전신마취가 싫다면 국소마취로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보험적용이 되는 수술로 환자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일반 환자는 치료비용의 20% 내외를, 암수술 5년 이내에 발병한 환자는 5% 안팎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림프부종 3기처럼 말기 환자에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이 수술은 1기 환자에서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이는 만큼 조기진단이 최선이다. 우경제 교수는 “3기 이상의 환자에서는 정상적인 림프절을 다른 부위에서 채취해 부종이 나타난 팔·다리에 이식하는 림프절 림프관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지방흡입·피부절제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는 성형외과에서 국내 최초로 림프촬영 카메라를 도입해 림프관 기능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수술시간을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도 높였다. 우경제 교수는 “림프부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세상에 나서길 꺼리다보니 숨어있는 환자가 더 많을 것”이라며 “암수술 후 팔다리가 갑자기 붓고, 저리고, 팽팽하게 느껴진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검진받을 것을 권한다”고 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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