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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26 03:00:00, 수정 2018-11-26 13:57:46

    손정의, '만성 적자' 쿠팡에 통큰 투자… 왜?

    3년 전 1조1314억 투자 이어 2조2500억 추가 지원
    “누적 적자 1조9000억에도 14배 성장… 가능성 봤다”
    성장 규모에 비해 실적은 모호… 경영 실적 개선 절실
    • [정희원 기자] 쿠팡이 다시 한번 ‘투자의 신’ 손정의의 마음을 훔쳤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3년 전 쿠팡에 10억 달러(약 1조1314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를 통 크게 수혈했다. 이는 한국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투자 발표 1주일 전만 해도 손 회장이 쿠팡에 대해 ‘손절 각’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도 적잖게 나왔다. 이런 배경은 쿠팡의 ‘만년 적자’에서 비롯된다. 쿠팡은 최근 수년간 매출 규모가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영업적자를 안고 있다. 누적된 영업손실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사상 최대인 673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손 회장이 쿠팡에 대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감행된 게 아닌지 유추해본다”며 “쿠팡이 지속적인 적자를 내는 것은 사실이나 성장속도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2014년 3485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5조원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4년 사이 14배 성장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손 회장이 투자를 감행한 것은 김범석 쿠팡 대표의 ‘무한 직진’이 큰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본다. 쿠팡은 적자에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우선, 쿠팡은 ‘시그니처 서비스’인 로켓배송과 이를 담당하는 친절한 쿠팡맨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한 획을 그었다. 그동안 택배는 아무렇게나 다뤄지는 것으로 여겨졌던 측면이 있다. 고객들이 쿠팡맨들의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받고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쿠팡맨과 관련된 미담 사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쿠팡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월 일정비용을 지불하면 배송상품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무료배송을 해주고 30일 이내 무료 반품해주는 ‘로켓와우클럽’을 선보였다.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음료·음식 사전주문 서비스 ‘쿠팡 이츠’ 등 신상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했다.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틱스서비스(CLS)를 세워 본격적인 물류서비스도 시작했다. CLS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택배사업자로 지정받으며 제3자 물류배송 서비스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로써 ‘불법 유상운송행위’란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실제로 쿠팡이 지난 5년간 기록한 적자의 대부분은 로켓배송·쿠팡맨 운영을 위한 것이었다. 쿠팡은 처음으로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이후에도 적자폭을 줄이는 대신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로켓배송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 손 회장은 이를 ‘납득할 수 있는’ 적자로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90억 달러로 평가했다. 2015년 50억 달러보다 2배 높게 재평가받은 셈이다.

      쿠팡 측은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도 신규 서비스 투자와 확장에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연면적 약 108만㎡(약 32만평) 수준인 물류센터의 규모를 내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리고,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물류·페이먼트 플랫폼 혁신에 나선다.

      다만 투자전문가들은 투자를 받았다고 마냥 ‘장밋빛 미래’만을 꿈꿔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투자전문가는 “쿠팡은 분명 온라인쇼핑의 수혜주로 꼽히지만 성장규모에 비해 정작 실적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설립 1기 감사보고서 기준 매출액 477억원에서 2017년 기준 2조6846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고, 2017년에는 자본잠식까지 겪었다”고 꼬집었다. 또 “기업의 첫 번째 목적은 수익창출이고, 수익이란 매출액·이윤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누구의 돈이 됐든 쿠팡의 자본잠식을 해결하고 생존하기 위해 추가 출자가 발생한다면 기존의 잘못된 부분을 혁신하고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서 승자로 남기 위한 현명한 경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달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만년 적자회사’ 쿠팡에 손정의가 왜 투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며 “다만 적자는 고객만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이자, 성장을 위한 발판일 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쿠팡의 빠른 성장성과 비전이 없었다면 소프트뱅크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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