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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손흥민 VS 박지성

입력 : 2019-04-21 11:37:21 수정 : 2019-04-21 11: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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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개그콘서트’의 ‘집중토론’이라는 개그 코너에서 했던 답을 내릴 수 없는 인류의 미스터리가 있었다. 예를 들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테러 “중국집 군만두 서비스 얼마부터 시작인가?”, 당신이 간과한 혈육 “식당이모 과연 가족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신용을 잃어버린 이 시대의 자화상 “언제 밥 한번 먹자, 과연 언제 먹을 것인가?”, 솔로몬도 두손 두발 들어 버린 “영화관 팔걸이 도대체 어느 쪽이 내 것인가?“ 등의 개그였다.

 

충분히 혼란을 야기하는 문제 속에서 공감대를 찾아내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내용이었지만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을 혼란케하는 질문이 나왔으니. 이 문제는 다름 아닌 축구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연 ‘전성기의 박지성 선수와 지금의 손흥민 선수 중 누가 더 우위에 있냐?‘라는 질문이다.

 

그냥 축구를 보는 것을 즐기는 ‘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줄임말)인 나로서는 꽤나 흥미롭고 웃으며 지나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축구 관련 커뮤니티의 글과 두 선수의 기사에 달린 댓글의 진지함을 본다면 쉽게 웃으며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갑론을박이 뜨겁다.

 

이 주제는 모든 축구선수의 꿈의 무대인 ‘2019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의 사상 최초 4강 진출을 견인하면서 정점을 찍고 있다. 여기에는 두 선수를 평가하는 몇 가지의 비교거리가 있다.

 

하나는 두 선수의 개인 기록을 단적으로 비교하는 부류로, 현재 챔피언스리그 39경기 12골을 기록한 손흥민 선수가 55경기 4골을 기록한 박지성 선수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단순히 득점만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뿐더러 맨체스터 유나이트라는 당대 최고의 클럽에서 우승 1회(2008), 준우승 2회(2009, 2011), 4강 1회(2005)를 기록한 박지성 선수에 대입한다면 단순 비교가 부끄러워지는 항목이라 볼 수 있겠다.

 

또 한 부류는 단순 커리어의 비교다. ‘2002 월드컵’ 4강의 주역이고 ‘2010 월드컵’으로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이라는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 출전(2009), 결승전 풀타임 출전(2011) 2005년과 2009년 4강전 득점의 커리어를 가진 박지성 선수가 더 우위에 있다는 부류다.

 

이 또한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고, 올 시즌 8강전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토트넘을 멱살을 잡고 57년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끌어올린 현재진행형인 손흥민 선수를 생각한다면 단순히 견주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아예 비교 불가형도 있다. 공격 포인트로 한경기 게임의 승부를 결정 짓는 공격수 손 선수와 수치로는 기록되지 않는 팀 승리 공헌도가 높은 박 선수를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다.

 

갑자기 글을 쓰면서 영화 속 명대사 한마디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뭣이 중한디?? 뭣이 중하냐고??“”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지난 10년 전 주말 새벽 밤의 즐거움을 알려 줬었던 그가 있어 행복했고 요즘 다시 그 새벽 밤의 즐거움을 다시 찾아준 그가 있어 행복하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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