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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07 03:00:00, 수정 2019-05-06 18:18:33

    신기루 된 황금거위… 한화, 면세사업 손절

    갤러리아면세점63 오는 9월 영업 종료… 사업권 스스로 포기 / 송객수수료 부담 등 요인 작용… 시내면세점 추가 도입 ‘우려’
    • [정희원 기자] 한화그룹이 결국 ‘면세사업 손절’을 택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이하 갤러리아)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오는 9월 종료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에 이어 시내 면세점까지 접으며 면세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2015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획득한 사업권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한화, ‘장밋빛 미래’ 꿈꿨지만… 영업종료 ‘현실적 선택’

      2016년 7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63은 개장 이래 매년 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3년간 1000억원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내기에 이르렀다. 한화 측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은 면세사업 초기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63빌딩에 면세점까지 들임으로써 ‘아시아 최고의 문화쇼핑센터로 꾸미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면세점 특허 획득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며, 지금은 독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면세사업본부 조직의 일원으로 참여했을 정도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면세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갤러리아가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수가 2015년 6개에서 2018년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경쟁사가 늘어난 데 이어 예상치 못한 ‘사드(THAAD) 사태’ 변수에 ‘휘청’했다. 국내 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의존도가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구매고객 중 중국인의 비중은 약 27%지만 이들의 매출 비중은 무려 73.4%에 이른다. 이들이 한번에 빠져나가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의도’라는 지리적 입지도 경쟁에서 불리한 조건이었다. 국내 면세점 사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중국 관광객보다 보따리상인 큰손 ‘따이공’이다. 따이공들은 주로 명동에서 시작해 잠실, 강남 일대로 넘어가는 쇼핑 동선을 따른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 사업을 지속하더라도 이익구조 전환이 어려운 상황을 직시했다”며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 2020년 말까지 사업기간이 남았음에도 오는 9월 면세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는 앞으로 백화점 사업에 더욱 몰두하겠다는 의지다.

      ◆‘면세점 부흥기’의 종말 ... 한화 ‘빠른 손절’ 옳았다?

      업계는 갤러리아의 결정을 납득하는 분위기다. 현재 면세시장은 ‘제살 깎아먹기’ 등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월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빛좋은 개살구’”라고 토로했다.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송객수수료’ 부담이다. 대다수 업체는 송객수수료와 판촉비 등으로 매출의 30~40% 가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1조 3181억 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대기업 신규 면세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이 과도한 송객수수료 경쟁을 부추겼다”며 “지난해 7월에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등 신규 면세점이 연달아 문을 열며 20% 초반을 유지하던 송객수수료가 매출의 40%로 급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부, 그럼에도 시내면세점 추가 도입? ‘빅3만 웃는다’

      현재 국내 면세매출의 약 78%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 3대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2조 1282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전체 1조 2168억원 매출을 올리며 2위에 등극했다. 3위를 기록한 신세계는 매출 1조 71억원으로 집계됐다. 물건을 미리 확보하기 어렵고, 럭셔리 브랜드가 입점돼 있지 않으며, 브랜드 파워가 저조한 기업들은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두산의 ‘두타면세’점, SM면세점 등 중견기업도 갤러리아면세점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두산그룹 4세 박서원 전무가 지휘하는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흑자전환했지만 누적 손실액이 605억원 수준이며, SM면세점은 누적 적자가 693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다시 한번 시내면세점 추가 도입을 예고한 바 있어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인 한화도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는데, 추가도입에 적극적일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은 좋지만, 면세점이 더 생겨봐야 수수료 전쟁만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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