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표 ‘시스템 야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올 시즌 SK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71경기를 치른 가운데 47승1무23패를 기록, 0.671에 달하는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큰 과부하 없이 각자의 파트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선발진 관리만 봐도 명확하다. 각자의 능력치에 맞게 투구 수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적절한 휴식도 제공한다. 일례로 SK는 지난 15일 외인 투수 앙헬 산체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체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선두 질주를 내달리고 있지만, 결코 방심은 없다.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빠르게 메우려 노력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내야수 보강이다. 지난 4월 강승호가 음주운전으로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받자 SK는 트레이드를 통해 정현을 영입했다. 외인 교체도 과감했다. 브룩스 다익손 대신 헨리 소사를 품은 것. 다익손의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SK 소속으로 12경기 3승2패 평균자채점 3.56), 우승 전력으로 가기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움직인 셈이다.
무엇보다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부여하고, 그에 맞춰 팀을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연스레 선수 개개인의 ‘목표의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느끼게 될 터. ‘베테랑’과 ‘신예’들의 조화가 어우러지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김강민, 박정권, 나주환, 신재웅 등 고참급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이에 앞서 임재현, 최민재, 최준우, 김정우, 이케빈, 김정우, 조영우, 백승건, 김창평, 최경모 등 낯선 얼굴들도 기회를 얻었다.
한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프런트와 현장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선수단에게 매뉴얼을 인지시키는 과정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고취시킬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줘야 한다.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SK는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SK가 한층 더 무서워지고 있는 이유다.
이용철 KBSN SPORTS 해설위원
정리=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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