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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았던 KT의 9연승 동화…‘허무함’ 털어야 시즌2도 가능하다

입력 : 2019-07-07 10:19:55 수정 : 2019-07-07 1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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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연승은 언제나 끊기기 마련입니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선수단의 집중력과 사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연승’이다. 승리에 승리를 쌓을수록 자신감이 배가된다. 행진을 멈추고 싶지 않은 간절함은 매 플레이에 집중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그 이면엔 더 큰 후유증이 있다. 연승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부터 허무함이 밀려온다. 연승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뭔지 모를 불안함이 남는 이유다.

 

KT의 최근 2주일은 동화였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했고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출발했다. 성적이 따라오지 않았다. 기대보다 속도가 더뎠다. 긴 연패 뒤 한 경기를 이기고 다시 연패에 빠지는 순환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해 팀을 이끌었고, 원석이었던 자원들도 연착륙했다. 이강철 감독만의 색깔이 팀에 묻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수원 NC전 승리를 기점으로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9’까지 늘렸다. 5위 NC와의 격차도 2게임차로 좁혔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KT가 ‘막내’란 꼬리표를 떼고 야구팬의 관심을 한데 모았다.

 

이 감독의 표정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감독으로서 냉정을 유지하면서도 팀의 일원으로서 열정을 즐겼다. 그러나 연승을 마친 뒤 찾아올 허탈감에 대한 경계만큼은 늦추지 않았다. “연승을 즐기고 싶다”라고 말한 뒤엔 그 다음을 준비했다. 물론 선수단에 불안감을 심지는 않았다. 주장 유한준을 비롯해 박경수, 황재균, 윤석민 등 고참들을 믿어서다. 젊은 피들이 흔들릴 때마다 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온 걸 알기에 가능했다.

 

KT의 뜨거운 동화가 막을 내렸다. 완전히 끝은 아니다. 아직 시즌 절반이 남았다. 9연승을 달리는 동안 많은 게 바뀌었다. 승패 마진도 5할에 근접했고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올라섰다. 선수들은 직접 실전을 통해 ‘하면 된다’라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는 끈끈한 신뢰가 쌓였다. 집중만 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성적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간 승리에 가려 부각되지 않았던 사소한 문제들만 재정비한다면 5강 싸움도 충분하다.

 

연승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오는 허무함. KT가 그 고비만 잘 견뎌낸다면 이번 연승 동화의 ‘시즌2’도 가능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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