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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13 10:28:31, 수정 2019-07-13 10:28:33

    [SW인터뷰] '진범' 고정욱 감독 "7년만에 다시 받은 BIFAN 관객상, 너무 기분 좋았죠"

    •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단편영화 '독개구리'를 통해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 받은 고정욱 감독.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상황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독개구리'는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관객상을 수상했다. 결말에 이르러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반전을 선사하는 극적인 구성으로 평단과 관객을 동시에 사로잡은 것이다. 

       

      그로부터 7년 뒤 고정욱 감독은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진범'을 선택했다. 그리고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장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7년만에 같은 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관객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상황. 고정욱 감독은 "단편영화로 관객상을 받았는데, 장편 데뷔작으로 관객상을 받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무엇보다 관객이 직접 뽑은 상이라는 점에서 너무 기분 좋고, 개봉을 앞두고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소회했다.

       

      고정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하나의 진실을 두고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공조를 한다는 독특한 소재,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쫀쫀한 스토리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법률자문부터 수감자 논문까지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웰메이드 스릴러를 완성했다. 

       

      고정욱 감독은 "처음 기획했던 '진범'은 짧은 중편 영화였다. 그러다가 현 제작사 대표님과 인연이 닿아 장편영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내가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인 적이 있다. 전화를 해도 안 받고 갚기로 한 날이 되어도 연락이 없더라. 그래서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서 매일 전화를 붙잡고 있었다"면서 "옆에서 본 아내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는지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니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네'라는 말을 했다. 그때의 경험과 아내의 말이 계기가 돼 '진범'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정욱 감독은 연기파 배우 유선과 송새벽을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그리고는 두 배우의 연기를 200% 이상 뽑아내면서 그들에게 인생 캐릭터를 안겨줬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송새벽은 일주일만에 몸무게가 7kg이나 빠질 정도로 영화를 위해 몸을 바쳤다. 유선은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가짜가 아닌 진짜로 흘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때문일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유선과 송새벽의 재발견'을 외치며 그들의 열연에 박수를 쳐주고 있다. 배우들 또한 "스파크가 튀길 정도로 오랜만에 제대로 연기했다"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고정욱 감독의 선구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정욱 감독은 "송새벽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감정을 숨겼다가 한순간에 폭발하는 연기로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이 영훈과 잘 어울릴 것 같았고,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유선은 따뜻함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배우다. 다연이란 역할에 그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며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어려운 역할인데도 유선은 보란듯이 해냈다. 무엇보다 관객을 납득시킬 수 있는 캐릭터로 연기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흡족해했다. 

       

      특히 고정욱 감독은 유선의 눈물 연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여배우들의 눈물 연기를 봤지만, 유선만한 배우가 없다"고 힘주어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신이 많은 경우 대부분 안약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유선은 직접 감정을 뽑아 진짜 눈물을 흘리곤 했다. 사람이 울게 되면 눈물뿐 아니라 얼굴이 붉어지고 콧물도 함께 흘리지 않나. 유선이 그랬다. 심지어 어떤 장면에선 눈물과 함께 콧물도 많이 나와 쓰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만큼 유선은 진심으로 연기했고, 진짜 눈물을 흘렸다. 유선만한 배우는 없는 것 같다"고 유선을 향한 애착을 과시했다. 

       

      또 하나. '진범'을 이끄는 또다른 중심축인, 비밀을 간직한 유일한 목격자 상민 역을 연기한 장혁진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정욱 감독은 "장혁진 배우는 얄미운 표정을 정말 잘 짓는다. 특히 웃길 땐 한없이 웃기다가도 진지할 땐 그 누구보다 진지해지는 그런 배우"라면서 "상민은 작품 후반부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장혁진이 없었다면 인물간 갈등이 극에 달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다연의 아내이자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 준성 역을 연기한 오민석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다. 송새벽, 유선부터 장혁진, 오민석까지 내겐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배우들"이라고 강조했다.

       

      시나리오부터 배우들의 연기, 고정욱 감독의 연출력까지 흠잡을 데 없는 웰메이드 스릴러 '진범'. 마지막으로 예비 관객들을 위한 관전팁을 부탁했다. 고정욱 감독은 "요즘 극장가에는 SF, 슈퍼히어로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며 "이와 반대로 '진범'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다뤘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까운 이야기란 점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해서 보면 분명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고정욱 감독은 "'진범'은 장편 입봉작이다.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면서 "영화 현장에 막내로 들어와 올해로 21년째가 됐다. 무척이나 뜻깊은 작품이고, 후회되지 않는 작품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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