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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타] 또 박병호…영웅은 결정적인 순간 나타나는 법이다

입력 : 2019-10-07 23:04:05 수정 : 2019-10-07 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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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이혜진 기자] 결정적인 순간 나타난다. 우리는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주인공은 언제나 중요할 때 빛난다고 했던가. 삼진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어도, 박병호(33·키움)는 박병호였다. 결정적인 순간 기어이 홈런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병호가 닦아놓은 승리의 길을 따라 매섭게 질주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모두 쓸어 담으며 기분 좋게 적진인 잠실구장으로 향하게 됐다. 이틀 연속 끝내기로 승리한 터라 기쁨은 더 크다.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전날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박병호. 이날은 다소 잠잠했다. 상대 선발투수 차우찬에게 완벽히 막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3타수 2안타(타율 0.667)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첫 타석에 이어 두 번째 타석, 세 번째 타석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차우찬이 자랑하는 느린 커브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4번 타자 박병호의 침묵 속에서 키움은 5회까지 단 1안타에 그치는 등 이렇다 할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세 번 당했다고 포기할 박병호가 아니다. 오히려 더 세게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는 당한 만큼 돌려줬다. 1-4로 끌려가던 8회 말 천금 같은 2점짜리 홈런포를 가동,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김대현의 4구를 공략,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쭉쭉 뻗어가는 타구는 전날의 희열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듯했다. 분위기는 급격하게 키움 쪽으로 기울었고, 9회 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간 끝에 승리했다.

 

박병호가 있는 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이러한 믿음은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다. 전날에도 김하성, 이정후 등은 “(박)병호 형이라면 쳐줄 것”이라며 신뢰를 표한 바 있다. 사실 가을에 대한 기억이 좋지만은 않았던 박병호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30경기에서 타율 0.208(106타수 22안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악몽마저도 훌훌 날려버리는 모습이다. 날이 갈수록 키움이 무서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만 2개의 홈런포를 더하며 이 부문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범호(전 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기 후 박병호는 “앞선 세 타석이 너무 아쉬웠다. 특히 세 번째 타석에선 한 점이라도 내야 했는데, 볼 배합에 당해 아쉽다. 한 점이 필요할 때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해야 하는데 못했다. 반성해서 다음 경기는 잘할 것”이라고 고개를 먼저 숙였다. 이어 “홈런은 그냥 따라가는 점수라 생각했다. 중요한 경기에선 내가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 이기면 시너지가 난다. 자칫 안 좋을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선수들이 이겨냈다. 홈런이 발판이라면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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