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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김기태로 깼던 순혈주의…외국인 감독으로 ‘올 뉴’ 타이거즈

입력 : 2019-10-15 11:30:00 수정 : 2019-10-17 15: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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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타이거즈 감독은 타이거즈 출신만 한다는 속설은 이제 없다.

 

 2019시즌 중반부터 공석이었던 타이거즈 사령탑 관련한 소문이 무성했다. 다양한 후보가 하마평에 올랐던 가운데 절반 이상은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인물들이었다. 조계현 단장은 물론 이종범 LG 2군 총괄 코치, 김종국 코치 등이 유력 감독 후보라고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새 지휘봉은 타이거즈와 전혀 관련이 없는 맷 윌리엄스(54)가 잡았다.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다.

 

 팀에 대한 헌신을 존중하고 예우하는 건 KIA의 정체성이다. 각종 성대한 은퇴식은 물론 코치 연수까지 지원하는 이유다. 다만 KIA를 따라다닌 꼬리표 역시 순혈주의다. 일각에선 ‘철밥통’이란 수식어까지 존재했다. 성적이 좋을 때나 저조할 때나 항상 순혈들이 팀을 지휘하는 게 똑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신 해태에서부터 현재 KIA까지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선수들이 지금도 대부분 팀의 코치로 재직 중이다. 팀을 거친 감독들을 살펴봐도 모두 타이거즈 출신이 지휘봉을 잡았다.

 

 유이한 예외는 조범현, 김기태 전 감독이었다. 그리고 두 감독은 모두 팀을 정상에 올렸다. 김 전 감독은 올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으나 관계자들은 구단 역대 최고 감독으로 김 전 감독을 꼽는다. 선수를 보는 눈도 탁월했고 성적도 좋았다. 말단 직원까지 세세히 챙기는 김 전 감독의 성향은 물론 팀 장악력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이 떠나던 날 프런트 직원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이번 외국인 선임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거즈 출신 코치들의 감독 후보설에 관한 루머가 커질 때마다 팬들 사이에선 ‘또 타이거즈 출신이냐’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처음의 비난을 성적을 만들어 호의적으로 바꿀 순 있다지만 반발이 컸다. 구단은 여론도 신경을 써야 했다. 팀이 나아갈 정체성도 더 이상은 ‘감’이 아닌 데이터였다. 새로운 방향을 정한 만큼 그에 맞는 적임자가 필요했다. 그리고 맷 윌리엄스와 도장을 찍었다.

 

 보통 외국인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투명한 선발이다. 학연, 지연 등 한국 사회 특유의 정 문화가 영향을 미치는 국내 감독과 달리 외인 감독은 기량만으로 선수를 판별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암흑기를 향하는 KIA를 구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KIA는 이제 순혈주의와 안녕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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