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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 이탈한 것으로 보여”…KADA 도핑검사관이 본 ‘쑨양 사태’

입력 : 2019-11-17 16:44:03 수정 : 2019-11-17 18: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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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쑨양(28)은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을까.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몽트뢰에 있는 페어몬드 르 몽트뢰 팰리스의 콘퍼런스센터에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공개 재판이 열렸다. ‘도핑 테스트 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수영스타 쑨양은 약 10시간가량 이어진 재판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간을 돌려보자.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검사를 위해 방문한 국제사설시료채취기구(IDTM) 직원들의 검사를 방해한 사실이 알려졌다. 혈액샘플을 채취한 후 도핑검사관들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고 망치를 이용해 혈액샘플이 담긴 혈액시료채취키트를 깨뜨렸다. 이후 FINA가 경고 조치로만 해당 사안을 마무리하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쑨양이 이례적인 공개 재판을 요구한 것이다.

 

 이번 공개 재판의 핵심은 ‘금지약물 복용 여부’가 아니라 ‘테스트 회피 고의성 여부’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쑨양은 이번 재판에서 “조직이 스스로 정한 규정을 어긴다면 어떻게 페어플레이 정신을 성취할 수 있겠나. 선수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올림픽 꿈을 이룰 수 있겠나”며 “세 명의 검사원들은 세계도핑방지규약에 따른 자신의 임무를 완전히 무시했다. 한 검사원이 휴대폰을 꺼내 나를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테스트를 진행하려던 검사원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쑨양 측의 주된 논리다.

 

 재판 과정을 지켜본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생각은 어떨까. KADA 한 도핑검사관은 “KADA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검사를 진행할 때 불필요한 행동을 지양하라’라는 점”이라며 “당시 쑨양의 검사를 진행했던 검사원들이 ‘국제표준’에 이탈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사진 촬영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도핑관리실 내에서 촬영한 점, 선수에게 도핌검사관증을 제시해 본인의 신분을 보여줘야 하는데 증빙하지 못했다는 점이 국제표준 이탈로 보인다는 것이다.

 

 도핑검사관에 따르면 자택으로 가서 도핑 검사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다만 현장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 검사관들이 국제표준에서 어긋난 행동을 한다면 문제가 된다. 만약 해당 선수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후 시료 분석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검사관의 불필요한 행동이 있었다면 사유 면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쑨양은 그 점을 들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쑨양은 이미 한 차례 약물복용 적발 사례가 있다. 이번 사안을 법의 울타리로 한정 짓고 빠져나가려는 꼼수로 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검사원들의 행동이 문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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