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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19 16:41:02, 수정 2019-11-19 17:48:50

    [스타★톡톡] ‘비포 위 비긴’ 에릭남, 다시 출발선에 서다

    •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가수 에릭남이 데뷔 첫 영어 앨범을 들고 나왔다. 앨범명은 ‘비포 위 비긴’(Before We Begin). ‘시작하기 전에’라는 의미를 가진다. 오롯이 영어로 채워진 앨범이지만 거창한 ‘미국 진출’을 선언하기보단 에피타이저 같은 앨범으로 여겨지길 바랐다. 이달 13일 앨범 발매를 앞두고 스포츠월드와 만난 에릭남은 “미국 활동의 시동을 거는 앨범이자 오랜 시간 공들인 앨범이다. 많은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고 발매 소감을 밝혔다.

      ‘비포 위 비긴’에는 타이틀곡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을 비롯해 ‘러브 다이 영’(Love Die Young), ‘유어 섹시 아엠 섹시’(You’re Sexy I’m Sexy) 등 총 여덟 곡이 수록됐다. 사랑에 관한 가사들이 대부분이지만, 해석의 여지는 열려있다. 일상을 겪고 고민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에릭남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 던지고 싶었던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글보다는 영어가 익숙한 그이기에 곡 작업도 선 영어 후 한글 순서로 이뤄졌다. 영어로 쓴 감정을 한국어로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뒤따랐다. 가끔은 아예 내용이 바뀌기도 했다고.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작업해 물 흐르듯 진행됐다. 그저 ‘좋은 곡’을 완성하는 것만 고려했다. 2년 가까이 되는 긴 기간을 곡 작업에 할애했다. 평소 LA에서 곡 작업을 한다고 밝힌 에릭남은 “미국에서 행사나 투어가 있을 때면 끝나자 마자 곡 작업을 시작했다. 협업하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곡을 만드는 과정도 쉽진 않았다”고 작업 후기를 전했다. 

      타이틀곡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은 지난 연애를 끝내면서 느끼는 해방감을 경쾌하게 풀어낸 곡이다. 영어로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 수록한 이 곡에 대해 에릭남은 “(이별에) ‘축하해요’라는 말이 영어로 표현했을 때 더 편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하며 “한국어로 했을 때 잘 나오는 노래가 있고, 아무리 해도 어색한 곡이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가수를 시작하면서 에릭남의 목표는 분명했다. 첫째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는 “음악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지만, 더 다양한 영역에서 모습을 비추고 선한 영향력을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행보를 통해 ‘좋은 영향력’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컴백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봉사를 위해 아프리카 우간다에 방문했다. 대중의 관심을 받을 때 하는 선행의 파급력이 더 클 것 같았다는 그는 “기회가 있을 때, 도움이 필요할 때 가야 내가 약속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일정은) 힘들었지만, 앞으로도 더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그의 두 번째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었다. 이번 앨범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프로젝트다. 세계적으로 케이팝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도 적절했다. 발매 시기에 관한 질문에 그는 “미국에서 케이팝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제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는 미국 내 누구나 아는 ‘대중문화’가 됐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시기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다만 케이팝에 대한 현지 인식이 다인 원 그룹으로 된 그룹으로 알려졌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싱어송라이터도, 알엔비, 힙합도 잘하는 분들이 많다. 영어로 노래하고 생활할 수 있으니 그 브릿지(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포부도 함께였다. 

      그는 “이제 동양인이라고 해서 다르게 보는 시각이 없어진 것 같다. BTS와 블랙핑크의 몫이 컸다. 벽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그들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열린 시각 덕에 예전엔 없었던 기회들이 생기고 있다”라며 미래를 향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영어를 하는 케이팝 가수가 미국 현지에서 활동한다는 것에 대한 질문도 자주 받아야 했다. 에릭남은 “한국에서, 케이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케이팝’이라는 이름을 뗄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라는 그는 “미국 방송에서 동양인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음악 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반면 한국에서는 그런 것에 상관없이 (내게) 기회를 줬고, 가수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런 그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민 건 ‘현지화 전략’이다. 그는 “안타깝게도 아직은 케이팝에 대한 인식이 밝게 염색한 그룹이 군무를 추는 거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가 있다는 인식이 없다. (케이팝에도) 대단한 분들이 많은데,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아쉽다. 최대한 현지화해 알려주는 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무기”라고 언급했다. 어떤 시장에 내놔도 그것에 맞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지 스태프들 또한 통역을 거치지 않아 더 진솔하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고 극찬할 정도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의 길을 걷게 됐지만, 대중은 예능 프로그램 속 에릭남의 모습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방송인’ 이미지 때문에 방송 출연을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미지 때문에 음악을 진지하게 안 들어주시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작년부터 방송에서 손을 뗐다. 반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페스티벌에 참가하려 한다.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 예능은 나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2011년 MBC ‘위대한 탄생’ 시즌2로 이름을 알렸고, 2013년 정식 가수로 첫발을 디뎠다. 7년 차 가수로 활동하기까지 회사와 부딪히는 지점도 많았다. 쉽지 않은 시간을 거치면서 ‘나는 가수로서 매력이 없나’하는 깊은 고민에도 빠져야 했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맞는 옷을 찾을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언젠가부터는 직접 곡을 쓰고 부딪혀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 음악은 한국에서 안 돼”라는 평가에 부딪혀야 했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였지만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발매한 ‘솔직히’(Honestly)를 기점으로 자신의 색을 찾았다. 다른 이들의 평가에 기대지 않고 에릭남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비포 위 비긴’도 그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의 5번 트랙 ‘하우 엠 아이 두잉’(How’m I Doing)을 통해 에릭남은 상대방에게 ‘나 잘하고 있어?’라고 묻는다. 그런 그에게 반대로 질문을 던졌다. 지금 에릭남은 잘 하는 걸까. 그는 “지금은 내 인생의 전환점인 것 같다. 몇 년 전엔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다. 그 당시에도 지금의 사랑이 계속 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장기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방송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인기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그는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음악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감에도 방송 노출이 덜 하다는 이유로 대중은 에릭남이 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그래서 가끔 ‘하우 엠 아이 두잉?’이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에릭남. 5번 트랙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이지만, 에릭남 스스로 느끼는 순간의 감정과 고민을 표현한 곡이기도 하다. 

       

      에릭남은 그동안 연예계 활동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한국말도 못 하는 애가 한국에 와서 이렇게 활동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라는 긍정의 기운이 그를 북돋웠다. 그의 열정과 용기를 발판삼아 대중에게 ‘멋진 가수’로 평가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이 길을 꾸준히 걸어간다면 언젠가 에릭남의 음악도 인정받는 날이 올 거란 믿음이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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