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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절친’ KT 심우준-김민혁 “주장-부주장까지 해야죠”

입력 : 2020-02-23 17:00:00 수정 : 2020-02-23 18: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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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투손(미국) 전영민 기자] “10년 뒤에는 저희가 해야죠.”

 

 KT 선수단에는 소문난 ‘절친’이 있다. 붙어 다니면서 장난을 치는 장면은 기본이다. 훈련이나 경기가 끝난 뒤에는 여가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한다.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도 똑같다.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도 여전하다. 후배 강백호, 동기 배정대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위해 잠깐 외부로 나가는 일을 제외하면 호텔방에서 같이 콘솔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동갑내기 심우준(25)과 김민혁(25) 이야기다.

 

▲“서울로 가자!”=심우준과 김민혁 사이에는 수많은 연결고리가 엮여있다. 시작은 유년기다. 둘은 모두 전라남도 광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각자 개인 사정으로 중학교를 서울로 옮겼다.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서 유격수를 맡았다. 심우준은 특별지명, 김민혁은 2차 6라운드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유격수였던 두 명은 공교롭게도 프로에서 포지션 쟁탈전도 펼치지 않았다. 팀 사정상 김민혁이 외야수로 전향했고, 그때의 결단이 둘의 우정을 더 진하게 만들었다.

 

 내·외야에서 생존을 위해 ‘대수비로라도 시합에 나가고 싶다’고 발버둥을 치던 서로를 바라보며 동료를 응원하는 마음도 배웠다. 김민혁이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를 이행하는 동안에도 우정은 변치 않았다. 심우준은 “만약 (김)민혁이가 입단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격수를 했다면 둘 중 한 명은 지금 프로세계에 없었을 것이다.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민혁은 “(심)우준이와 거의 비슷하게 서울로 올라왔었는데 돌이켜보면 외야 전향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이제 남은 미련은 전혀 없다”고 웃었다.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던 꼬마 야구선수 두 명은 그렇게 수원의 주전, 절친이 됐다.

▲“다다음 주장은 심우준!”=‘시합만 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두 명은 이제 어엿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타선에서도 테이블세터로 묶일 만큼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연스레 둘은 10년 뒤의 미래를 함께 그리기도 한다. 각자만의 색깔이 강한 주장 유한준과 부주장 박경수가 시너지 효과를 만든 것을 체감하면서 “우리도 저렇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특히 유한준이 누군가와 ‘나이 40 되니까 왠지 모르게 외로워지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뒤로는 “꼭 함께 가자”고 다짐했다.

 

 중간다리 역할인 황재균과 장성우, 오태곤 다음에는 자신들이 그 문화를 잇겠다는 각오다. 물론 그때까지 수원에서, KT에서 계속 주전으로 살아남겠다는 의지도 내포돼 있다. 김민혁은 “(배)정대와 우준이와 종종 그런 얘기를 한다. 결국 답은 하나다. 우준이가 주장을 하고 나와 정대는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보는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어느 순간부터 자꾸 동료들이 나에게 그런 역할이 어울린다며 떠넘기더라”며 “좋은 길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 길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 정말 부담일 것 같다. 완장은 그때 가서 꼭 민혁, 정대와 상의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까불어야 한다는 내야수와 묵직해야 한다는 외야수는 ‘유한준-박경수’라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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