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고환에 혈관이 툭, 어쩌면 남성불임 원인?… ‘정계정맥류’ 체크가 우선

입력 : 2024-06-11 00:01:18 수정 : 2024-06-10 17:15:0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혹시 나도 난임이면 어떡하지?”

 

최근 초혼 연령이 늘어나고 초산 연령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이같은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특히 난임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부부의 문제로 떠오르며 ‘난임 걱정’을 하는 남성도 증가세다.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정계정맥류’를 들 수 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의 음낭 속 혈관에 발생하는 정맥류 질환이다. 심장 방향으로 흘러야 할 정맥의 혈류가 역행해 혈관이 울혈되고 피부 바깥으로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특징이다. 대부분 왼쪽에 발생하며, 음낭 및 고환의 열감, 묵직한 통증 등을 동반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정자는 높은 온도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계정맥류로 인해 음낭의 온도가 올라가면 불임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환 부위의 도가 상승하면서 정자활동성이 낮아지거나 혈액의 역류로 음낭의 노폐물이 누적되어 고환이 손상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들에게 스키니진처럼 꽉 끼거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하의를 입지 말라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정계정맥류는 일반 성인 남성의 10~15%에서 발생한다. 이뿐 아니라 불임, 난임 등을 이유로 진행한 검사에서 전체 검사자의 약 35%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결혼적령기 이전에 정계정맥류 유무를 확인해보는 게 권장된다.

 

정계정맥류는 선천적인 원인이 대부분이며, 청소년기부터 발병할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다. 증상이 있다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조기진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맥류 진단은 도플러초음파 검사로 이뤄진다. 이를 활용하면 해부학적 정보와 혈류 역학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고 탈장, 부고환염 등 다른 비뇨기 질환과의 감별도 가능하다.

 

다만 정계정맥류는 엄밀히 구분하면 혈관질환이기 때문에 혈관 상태 및 혈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단 받는 게 유리하다.

 

진단받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계정맥류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김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총 1기에서 3기로 나뉘는데 3기 진단 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에는 전신마취 후 복부를 절개해 혈관을 결찰하는 수술이 많이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색전술을 많인 활용하는 추세다. 색전술은 국소마취 후 혈관 내로 가느다란 기구(카테터)를 삽입해 백금실과 경화제로 혈관을 막는 치료다.

 

이는 뇌동맥류, 복부동맥류, 간암, 자궁근종 등의 치료에 30년 이상 활용돼온 안전한 치료다. 2004년 세계적인 비뇨기과학회 저널에서 정계정맥류 색전술 치료 성공률이 95.7%에 달한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영상의학장비의 발전과 함께 혈관을 막는 백금실, 경화제 등 시술 재료의 기술적인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안전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김재욱 원장은 “정계정맥류 치료 후 정자 질의 개선도가 약 70% 이상 올라가며, 치료 후 임신 성공 사례도 많다”며 “자연임신이 어려운 경우 정계정맥류 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정계정맥류는 선천성 질환으로 이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예방법은 따로 없다”며 “평생 지속되는 진행성질환이기 때문에 조기검진만이 답이다”며 “유전적 요인도 커 가족 중에 정계정맥류나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권고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