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끄러웠던 게임업계 내 저작권 분쟁이 내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등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국내 게임사들의 법적 공방이 내년 초 결판이 난다.
먼저 PC·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 ‘아키에이지 워’를 두고 엔씨와 카카오게임즈 간 싸움이 1월23일 결론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제63민사부는 지난 19일 청구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내년 선고기일을 정했다.
앞서 엔씨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개발사 엑스엘게임즈)가 자사의 ‘리니지2M’과 유사하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소송을 제기했다. 마을의 구조, 논플레잉캐릭터(NPC)가 판매하는 아이템 유형 등 구성 요소가 리니지2M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 1차 변론기일에서 엔씨는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게임의 핵심적 요소와 형태를 모방했다고 주장한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 측은 엔씨가 말하는 게임 간 유사성은 업계에 통용되는 선행 요소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엔씨는 “리니지2M은 ‘리니지M’을 모티브로 새로운 버전을 개발한 성과물로, 저작물의 창작성을 가진다”며 “게임 서비스가 계속될수록 이용자들이 피해 볼 가능성이 높으니 조속한 금지 명령을 발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 측은 엔씨가 주장하는 리니지2M의 구성 요소는 2019년 출시된 ‘V4’나 ‘에오스 레드’ 등 선행 게임들과 유서성을 비춰볼 때 그 창작성을 인정받기 힘들다고 맞선 상태다. 양측의 분쟁은 다음달 끝을 볼 전망이다.
같은 날짜에 엔씨는 또 웹젠을 상대로 배상금 600억원 규모의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도 갖는다. 엔씨는 웹젠의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2021년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웹젠은 항소장을 제출, 강제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엔씨는 올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면서 R2M의 서비스 중단과 총 600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정보 무단 유출과 도용 의혹이 제기된 아이언메이스의 온라인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 앤 다커’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년 2월13일 진행된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 팀장으로 있던 최 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빼돌린 자료를 기반으로 아이언메이스를 세운 뒤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며 2021년부터 공방을 벌여왔다. 게임의 장르(PvPvE, FPS적 요소와 RPG적 요소 공존), 게임 목적(탈출), 던전 모습, 주요 테마(빛과 어둠의 활용), 공간 제약, 캐릭터 클래스(종류·디자인·특정·세부표현) 등이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7일 진행된 4차 변론에서 양측은 증인신문까지 진행하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P3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넥슨 증인은 “P3가 개발되던 와중에 최 씨가 외부 투자를 언급하며 팀원들에게 퇴사를 제안했다. 나중에 아이언메이스에서 P3와 비슷한 에셋으로 게임을 만든 걸 보고 황당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 증인은 P3 관련 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최 씨의 서버 사용 및 자료 반출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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