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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기다림 끝에 맛본 생애 첫 QS·선발승… 키움 박주성 “꾸준하게, 나만의 것을 만드는 투수로”

입력 : 2025-07-01 22:05:18 수정 : 2025-07-01 22: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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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주성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또 한 명의 영웅이 기지개를 켠다.

 

키움 우완 투수 박주성은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2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빚었다. 팀이 7-3 승리를 거두면서 잊지 못할 첫 선발승까지 품에 안았다.

 

시즌 2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맞아 깨끗한 피칭을 수놓았다. 아쉬움이 남는 2개의 실점은 모두 KT 안현민을 상대하다가 나왔다. 4회말과 6회말, 연속으로 솔로포를 맞은 것. 하지만 나머지 KT 타선을 훌륭하게 막아세우면서 기어코 6이닝을 채웠다. 무엇보다 볼넷 단 1개만 내주는 날카로운 제구가 일품이었다.

 

총 98구를 뿌렸다. 30구를 택한 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5㎞를 마크했다. 메인 변화구로 삼은 슬라이더는 총 44구를 던졌고, 여기에 커브(12구)와 포크볼(10구)를 섞었다. 2개의 포심 패스트볼까지 곁들였다.

 

키움 박주성이 호투를 펼치고 홍원기 키움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경기고를 나와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그가 첫 선발승에 닿기까지 걸린 시간은 6년이다. 데뷔 초 기대했던 경기력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2022시즌까지 1군 31경기(37⅓이닝)를 소화한 끝에 상무 야구단으로 향해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드디어 올해 꽃피울 준비를 마쳤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만난 김주성은 “너무 후련하다. 그냥 다 좋다”는 솔직담백한 소감으로 운을 뗐다.

 

사실 첫 승리는 이미 작성했다. 2022년 5월15일 바로 이곳 수원KT위즈파크에서 1이닝 무실점 투구로 구원승을 맛본 바 있다. “첫 승 때 물을 맞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맞지는 않았다. 코에 너무 많이 들어가서 좀 춥다”고 웃은 그는 “데뷔 승도 KT를 상대했던 수원이었다. 여기에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키움 박주성이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키움 박주성이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갑작스러운 활약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박주성은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아왔다. 상무에서 일군 스텝업이 큰 도움이 됐다. 2023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4경기 5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남겼고, 지난해는 선발 출전 비중을 늘리며 24경기 10승3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박주성을 선발 자원으로 준비시킨 배경이다.

 

박주성은 “선발승보다 이렇게 선발 등판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이승호 투수코치님께서 항상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니 이렇게 결과가 자연스레 따라왔다”며 “캠프 때 선발로 준비했지만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결과를 내려고 했고, 2군에서도 꾸준히 선발을 던졌다. 그런 준비들이 도움이 됐다”고 지난 노력을 돌아봤다.

 

임시 선발로 시작했지만, 2경기 연속 훌륭한 피칭을 선보인 박주성은 이대로 선발진 정착을 꿈꿔본다. 그는 “선발로 던지면 뭔가 더 잘 맞는 느낌이 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결과가 잘 나온다”면서도 “아직 1, 2경기로는 판단하기 이르다. 계속 좋은 경기를 하다보면 나만의 것이 생길 거라 생각한다. 지금 이 흐름을 계속 똑같이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마음을 다진다.

 

목표는 단순하다. 그는 “(1차 지명을 받고도) 지금까지 잘하는 모습이 없었고,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컸다. 앞으로는 오늘 같은 경기를 많이 함으로써 자신감도 얻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일단 부상이 없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고 본다. 꾸준하게 이닝을 끌어가고 최소 실점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굳은 다짐을 띄워 보냈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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