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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차기 국립현대미술관장 요건은?

입력 : 2009-01-16 18:35:21 수정 : 2009-01-16 18: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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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 갖춘 인물이 되어야 지금 미술인들의 관심은 우리 미술계의 상징적 존재로서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고 미술품을 관리해야 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쏠려 있다. 

우리 미술계의 수장으로서 미술문화의 중심을 이루며 해외에 우리나라의 미술을 알리는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누가 앉느냐 하는 것이 미술인을 포함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란 직책은 “업무수행의 방법과 목적에 정통한 사람이어야 하고, 미술관의 이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라고 칼 거트(Karl Guthe)가 말한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한 나라의 미술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자리다. 

곧 관장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에 따라 올바른 방법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미술에 정통한 사람이어야 하며, 또한 그 분야에 지대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선 퐁피두센터가 직접 기획한 퐁피두센터 소장품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최근 내한한 알프레드 파크망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미술관 관장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교하며 “미술관 큐레이터들은 소장품 연구를 통해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내고 전체 미술사 속에서 미술품의 중요성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술관 관장의 역할이 단지 후원금을 걷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을 읽고 합심해 미술의 역사를 써내려 가는 데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해임된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의 뒤를 이을 관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심쩍은 일들을 지켜보고 있다. 공고 기간을 일주일이나 연장한 일이라든지 10명의 후보 중 3명을 선정하는 과정에 미술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 일에서 과연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인지 미술인들은 의구심을 갖고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제 겨우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다. 이러한 실정에서 우리가 생각할 것은 무엇인가. 과연 문화를 표방하는 단계에서 희망을 꿈꾸는 문화정책의 구호만을 믿고 현실적인 해답을 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문화는 뒤로 후퇴하는 일밖에 없다. 

지금 미술계는 불안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민영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최근에 불거진 미술품 양도세 시행에 따른 미술시장의 위축, 그리고 경기침체는 어려운 미술계를 더욱 긴 어둠의 터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는 예술가를 위한 기초생활보장 하나 제대로 이룩된 것이 없고, 국가에서 행하고 있는 문화정책이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시행을 하기 전에 보다 세심한 문화의 틀을 짜고 올바른 정책의 방향을 위해서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우리 미술인들은 보다 신중하게 문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미술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장유호 한국미술협회 정책위원장·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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