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김수길 기자 G-세상 바로보기]‘고집불통’ vs ‘외산사랑’ 오해 풀어야

입력 : 2009-12-22 10:18:31 수정 : 2009-12-22 10:18:3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산게임에 인색하다’ VS ‘외골수에서 벗어나야’

올 연말 만나본 많은 게임업체 CEO(최고경영자)들은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얄궂은’ 현상 두 가지를 기자에게 짚어줬습니다. 눈길 가는 국산게임이 좀체 발견되지 않는다는 푸념과, 이로 인해 파생된 중국산 게임에 대한 과도한 애정이었는데요.

앞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2009’에서도 몇몇 CEO들은 ‘좋은 게임 좀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기자에게 전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산 게임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최근 네오위즈게임즈가 국내에 들여온 중국산 게임 ‘명장삼국’ 탓에 업계가 시끄럽습니다. 개발사인 더나인은 웹젠의 ‘뮤’와 블리자드 ‘와우’(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유통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았죠. 그런데 더나인은 두 게임과 깊은 악연을 지녔습니다. 모방게임을 만들거나 서비스 이전 과정에서 불성실한 행태를 보여주는 것 등입니다.

더나인은 특히, 속칭 짝퉁게임을 보란듯이 유통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뮤’를 베껴 ‘뮤X’를 만들고, ‘와우’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본딴 게임을 제작했죠.

이런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가 더나인으로부터 신작을 들여오니,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데요. ‘명장삼국’ 역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힘을 모으기는커녕, 남의 집 불구경 보듯한 행태라고 꼬집기도 합니다.

반면, 네오위즈게임즈측은 아직 게임도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 짝퉁 논란은 과하다는 반응입니다. 한국 사정에 맞게 게임에 많은 변화도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네오위즈게임즈의 입장처럼, 국내 게임유통사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외산게임 수입에만 열을 올린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는 목소리입니다.

국내 일부 개발사들은 접촉 단계부터 몇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당연하게 요구한다고 합니다. 실제 국내 유명 유통사 CEO는 한 중견개발사에서 판권 비용 외에 직원들 인센티브까지 원했다는 폭탄발언도 털어놓았습니다. 한술 더 떠, 유통사가 업데이트나 콘텐츠 보강을 요청하면 전체 맥락·배경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등을 돌리는 사례도 있다는데요. 해외 현지화 작업에서 이런 일화는 비일비재한 게 사실입니다.

‘명장삼국’을 놓고 네오위즈게임즈 외에도 3∼4개 메이저급 유통사들이 판권 경쟁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이들 업체가 짝퉁이라는 오명을 지닌 이 게임에 목을 맨 이유는 사업성이 있어서겠죠.

경쟁력 있는 국산게임이 무수히 쏟아짐에도 중국산 게임을 향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면서, ‘고집불통’·‘외산사랑’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업계를 혼돈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기계처럼 제조해 팔기만 하는 게임은 시장성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한탕주의를 꿈꾸는 개발자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유통사도 이젠 ‘너나들이’하며 오해를 풀어야 할 시기입니다. 그래야 게임산업이 공멸하지 않습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