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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18세 등급판정, 후퇴 우려되는 한국게임계

입력 : 2010-04-18 14:20:36 수정 : 2010-04-18 14: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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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등위 판정에 자율심의도 요원해져
e스포츠시장 축소·한국 과도한 잣대
 
블리자드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PC방에 전용 좌석을 배치해 ‘스타크래프트Ⅱ’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Ⅱ’(이하 스타2)가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등위)로부터 ‘스타2’에 18세 이용등급 판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업계는 물론, 네티즌들의 반응도 싸늘해지는 상황이다.

 이는 현실에 대한 선험적(先驗的) 해석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상당수가 이용하는 PC방이, 등급 조건을 제대로 준수할 지 자체가 논란거리다. 실제 게등위가 등급 판정을 결정하더라도 PC방에서 이를 엄격하게 규제할 방안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게임 서비스 가입 기준으로 접속을 차단하거나 실행을 막는 방법도 있지만, 반대급부적으로 그만큼 빠져나갈 구멍도 커진다.

 여기에 가정에서 ‘스타2’를 즐기는 유저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게이머 자발적 또는 부모 외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게등위가 18세 등급의 근거로 밝힌 ‘폭력성’을 근원적으로 풀어갈 방도가 마련되지 못한 셈이다.

스타크래프트2 패키지
 또한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네티즌들은 실상을 망각한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게등위가 언급한 ‘사회적 정서’라는 표현에 상당히 민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성인용 동영상이 청소년용이 아니라서서 집에서 다운받지 못하나’라는 글을 올렸고, ‘게임 과몰입이 18세 이용가라는 판정만으로 해결되나. 어른이 과몰입하는 것은 어떻게 해결할 건지’라는 댓글을 단 유저도 있었다.

 게임업계 역시 향후 PC방 정책이 더욱 강화되지나 않을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스타2’의 파급력에 걱정하는가 하면, 막상 게등위의 결정에 자칫 불똥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점차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민간 자율심의에 대한 움직임이 움츠러들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게임기업 대표는 “‘스타2’가 겪는 불운이 겉만 보면 한국 게임업체에 호재가 될 것 같지만, 이는 그 이면을 알지 못하는 착시현상”이라며 “이로써 게등위가 더 많은 권한을 발휘하게 되고, 결국 업계의 숙원인 자율심의 자체가 요원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2’가 출시되기 전부터 홍역을 앓으면서 유관 산업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e스포츠 시장이 급속히 위축될 조짐이 일고 있다.

 e스포츠 시장의 한 축을 구성하는 프로게이머 양성에 일단 치명타가 된다. 최종적으로 결과가 이대로 확정되면 더이상 청소년 프로게이머 탄생이 근본적으로 봉쇄돼 젊은 선수들이 급속히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곧 학생층 팬들의 동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이번 등급 판정은 유독 국내에서만 과하게 적용됐다는 평가다. ‘스타2’는 미국의 경우 13세 이용가를 획득했고, 한국보다 더 기준이 엄격한 독일에서조차 12세 등급을 받았다.

김수길 기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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