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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빵집 로드'…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입력 : 2011-10-23 20:17:48 수정 : 2011-10-23 2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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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이성당, '국내 最古 제과점' 단팥빵·야채빵 인기
대전 성심당, 미슐랭 수록…시식에 후한 '통 큰 빵집'
전주 PNB, 전병으로 유명세…고소한 땅콩맛 환상적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하는 관광정보지 ‘청사초롱’ 최신호에 특별한 기사가 떴다.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 전주 풍년제과 등 전국 각지의 빵집들을 순례하는 ‘주전부리 여행’이 그 주제다.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가득한 ‘청사초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관광공사 홈페이지( http://korean.visitkorea.or.kr)에 들어가 보거나 전화(02-729-9486)로 연락해 정기구독 신청을 하면 된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웠건만 넘치는 식욕에 어쩐지 입이 궁금하다. 이럴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주전부리는 바로 빵! 남녀노소 즐겨 찾는,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그 고소한 유혹 앞에 다이어트는 잠시 잊어도 좋다.
군산 이성당의 명풀 단팥빵(왼쪽)과 야채빵
▲추억의 맛 군산 이성당

이름에서부터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1945년부터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켜 온 이성당의 뿌리는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점으로, 해방 직후 가게를 인수한 주인이 ‘이(李) 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堂)’이라는 뜻으로 ‘이성당(李姓堂)’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성당은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지만, 덜 세련됐고 한결 정겹다. 진열대에는 반지르르 윤기가 도는 수십 가지의 빵이 수북이 쌓여있고 집게를 든 사람들은 뭔가에 홀린 듯 돌진해 쟁반 가득 빵을 담는다. 창가와 가게 안쪽에는 누군가의 첫 데이트 장소였을 법한 테이블이 여럿 놓여 있어 갓 구워진 빵을 식기 전에 맛볼 수 있다.

지난 60여 년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빵의 종류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이성당’ 하면 단팥빵과 야채빵이 최고로 꼽힌다. 하루 평균 2000개 이상 팔린다는 단팥빵은 얇고 쫄깃한 반죽에 양갱에 가까운 부드러운 팥앙금이 듬뿍 들었다.

야채빵은 말 그대로 야채가 가득 담긴 빵. 하지만 튀긴 빵에 케첩과 마요네즈로 버무린 야채를 넣어 만드는 ‘보통 야채빵’과는 완전히 다른 외모와 맛을 자랑한다. 이성당 야채빵은 튀기지 않고 구워 기름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한입 베어 물자 방금 썰어 넣은 듯 아삭아삭한 야채와 고소한 마요네즈 소스가 어우러진다. 특히 양배추, 양파, 당근 외에 샐러리가 첨가돼 한결 산뜻하다. 여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섞인 다진 돼지고기는 깊은 맛을 풍기며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다. 전북 군산시 중앙로1가 12-2. 063-445-2772. 가격 단팥빵 1200원, 야채빵 1400원

대전 성심당을 대표하는 튀김 소보로
▲미슐랭도 반한 대전 성심당

1956년 대전역 앞에 ‘성심당’이라는 상호로 찐빵집을 시작한 성심당 빵집 역시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세계의 여행지에 별점을 매기는 〈미슐랭 그린 가이드〉 한국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소박한 동네 빵집을 떠올리며 성심당을 찾는다면 으리으리한 외관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추억을 몽땅 거둬낸 모습에 배신감마저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빵을 만드는데 성심을 다한다’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정성껏 개발하고 구워낸 빵을 마주하는 순간, 그저 감동만 남을 뿐이다.

게다가 단언컨대 이토록 시식에 후한 빵집도 없다. 30분만 서성이면 웬만한 빵은 다 먹어볼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성심당은 마치 뷔페식당처럼 가게를 돌며 빵을 맛보는 사람들로 항상붐빈다.

진열대는 개성 넘치는 빵으로 가득하다. 소보로, 바게트처럼 익숙한 빵부터 생전 처음 보는 종류까지 100여 가지가 족히 넘는다. 이름도 재미있다. 곱게 땋은 댕기머리를 꼭 닮은 ‘댕기고구마’, 부드러운 호박 찰떡이 빵 안에 숨겨진 ‘씹어야 아는 호박’, 울퉁불퉁한 외모와 달리 달콤 상큼한 맛이 일품인 ‘천생연분 미녀와 야수’ 등 반드시 먹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비밀의 빵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빵은 30년 전통의 ‘튀김 소보로’. 바싹하게 튀긴 소보로 안에 달지 않은 국내산 팥이 가득 들어간 튀김 소보로는 소보로와 도넛, 단팥빵 등 3가지 맛이 하나에 담긴 성심당의 명물이다. 지금도 찾는 사람이 많아 별도 진열대가 마련돼 있을 정도지만 처음 출시됐을 땐 100m 이상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은 손님에 한해 3개씩만 판매했을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적 고구마를 첨가해 반죽한 빵에 치즈 찰떡을 넣고 달콤한 소보로를 입힌 ‘토요빵’과 견과류를 듬뿍 얹은 ‘월넛브레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 중구 은행동 145. 문의 042-256-4114 가격 튀김 소보로 1500원, 토요빵 3000원
전주 풍년제과 전경
▲소박한 장인의 손길 전주 PNB 풍년제과

1951년 문을 연 PNB(풍년제과)는 전병으로 이름난 빵집이다. 이는 일본 점령기 시절 전병 가게에서 일했던 창업주가 광복 후 전병을 주인공 삼아 차린 빵집이기 때문. 60년이 지난 지금 전병 외에도 다양한 빵이 선반 가득 들어섰지만, 여전히 전병의 유명세는 감히 넘보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전병은 땅콩 전병. 아낌없이 쏟아 넣은 땅콩이 환상이다. 고소함에 반해 한번 먹기 시작하면 한 봉지는 거뜬히 해치울 정도. 김 전병과 생강 전병 역시 놓치기 아까운 맛이다.

풍년제과의 또 다른 명물로는 ‘수제 초코파이’가 꼽힌다. 견과류를 듬뿍 넣은 초코빵에 딸기쨈과 크림을 발라 만든 초코파이는 그야말로 정(情)이 느껴지는 맛이다. 차게 해서 흰 우유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이밖에 쌀과 막걸리를 섞은 반죽에 검은콩을 넣어 만든 ‘쌀술빵’과 밀도 높은 앙금으로 똘똘 뭉친 ‘풍년만주’도 꽤 중독적인 맛을 선사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1가 40-5번지 문의 063-285-6666 가격 땅콩 전병 6000원, 수제 초코파이 1200원
식빵의 명가로 꼽히는 서울 김진환 제과점
▲환상의 식빵 김진환 제과점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적한 주택가 골목, 오직 식빵으로만 승부하는 빵집이 있으니 바로 ‘김진환 제과점’이다. 이곳의 수장 김진환 파티시에는 동경제과제빵학교를 나와 여느 빵집과 다를 바없는 가게를 운영해오다 16년 전부터 식빵 하나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과점보다는 빵공장에 가까운 외관에 놀랄 틈도 없이 그윽한 버터향이 코를 찌른다. 세월이 느껴지는 작고 허름한 가게는 온통 식빵 천지. 갓 구워진 뽀얀 살결의 식빵이 촌스럽지만 정직함이 묻어나는 포장지에 툭툭 담긴다. 위쪽 선반에는 곱게 갈린 빵가루가 줄지어 있다.

식빵은 취향에 따라 통식빵 또는 슬라이스로 주문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맛이지만 식빵의 살아있는 결을 제대로 느끼기엔 통식빵이 제격이다. 네모난 식빵을 손으로 뜯으면 마치 닭 가슴살을 찢는 듯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결이 따라온다.

최근에는 반가운 메뉴가 하나 더 늘었는데, 바로 아몬드소보로다. 부드러운 속살과 바삭바삭한 껍질이 어우러진 맛이 감히 식빵의 명성을 넘볼 만큼 매력적이다. 단, 오전에만 한시적으로 판매하므로 서두르는 게 좋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86-22 문의 02-325-0378 가격 식빵 3000원, 아몬드소보로 1000원

취재=청사초롱 박은경 기자

정리=전경우 기자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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