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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2월의 발칙하고 로맨틱한 사랑이야기 '쩨쩨한 로맨스'

입력 : 2010-12-02 08:22:07 수정 : 2010-12-02 08: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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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로맨스'의 한 장면.
로맨틱 코미디의 결말은 뻔하다. 해피엔딩이다. 그래도 로맨틱 코미디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사랑에 대한 아련한 목마름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 치여 환상이라곤 손톱 만큼도 없는 삶을 전전하는 이들에게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단비와 같다. 로맨틱 코미디의 계절인 12월 많은 솔로들에게 단비와 같은 환상과 위로를 선사할 영화 한 편이 개봉한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가진 것 없는 루저 두 사람이 만나 알콩달콩 사랑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된다는 해피 스토리를 다뤘다. 2006년 제8회 막둥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탐정’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김정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쩨쩨한 로맨스'의 포스터.

유명 화가를 아버지로 둔 만화가 정배는 자신의 작품 ‘킬러라 불리는 사나이’가 여러 출판사에서 거부당하자 속이 상해 싸우기까지 한다. 그림 실력 하나는 뛰어나지만 스토리텔링이 전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 동료 만화가들은 극본 작가를 따로 두라고 충고를 한다. 그런 정배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그림 한 점이다. 빚 때문에 저당잡힌 그 그림은 세 살 때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아기 시절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정배에게는 그 무엇보다 귀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5000만원의 돈을 갚지 못하면 이 작품마저 지키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어느날 만화출판사에서 10만달러의 상금과 단행본 인세 30%를 보장하는 성인만화 공모전 소식을 정배에게 알려온다. 정배는 일단 자신의 빈약한 스토리텔링을 보완해줄 작가를 구하기 시작한다. 쌍둥이 남동생 집에 얹혀사는 잡지사 섹스칼럼니스트 다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된다. 단 한 차례도 성 경험이 없지만 여러 책을 섭렵하며 섹스 내공을 다진 다림은 유창한 언변으로 정배와 함께 성인 만화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다.

정배나 다림 모두 현실에서 보자면 보잘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루저에 가까운 청춘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포기하고 의리와 사랑을 선택하는 순수함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정배 역의 이선균은 신경질적이지만 사랑에 서툰 남자로, 다림 역의 최강희는 지금까지 보여준 그 어떤 캐릭터보다 매력적인 루저 여성으로 100% 연기력을 발산한다.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섞여 두 사람의 심리나 내적 판타지를 기가막힌 영상 화법으로 연출한 감독의 재능도 일품이다. 오랜만에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12월2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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