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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진정성, 재도전 '꼼수'가 망쳤다

입력 : 2011-03-27 21:54:48 수정 : 2011-03-27 21: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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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의 출연진. MBC 제공
[한준호의 가요계생태보고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런데 논란은 치명적이다.

 기존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MBC ‘나는 가수다’가 논란으로 출발해 논란으로 끝날 분위기다. 프로그램이 처음 기획될 때부터 가요계에서는 불편한 시선이 많았다. 가창력이나 음악성을 이미 인정받은 가수들이 오디션에 동원됐기 때문. 한 마디로 권위를 스스로 파괴하는 형국이라는 문제 제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불거졌다. 첫 대결에서 일반인들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에게 제일 낮은 점수를 받은 김건모가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됐다.

 당초 프로그램의 규칙은 꼴찌로 판명 난 가수는 탈락시킨다는 것. 그런데 제작진은 김건모에게 재도전 의사를 물었고, 김건모는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곧바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제작을 지휘했던 김영희PD가 물러나고, 김건모 역시 자진 사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다. MBC는 프로그램 재정비를 위한 ‘1달 결방’까지 결정했다. 마치 기상천외한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기분이다.

 ‘나는 가수다’에는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등이 출연한다. 권위를 가진 명가수들이다. 다른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에 심사위원 자리가 더 어울릴 인물들이다. 이들이 도전자로 나서는 형식이 ‘나는 가수다’의 파격 콘셉트였다. 그런데 왜 가수들이 출연을 결심했을까. 바로 문화의 본질이 끊임없는 파괴와 재창조이기 때문이다. 현실 안주란 있을 수 없다.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면 대중에게 잊혀 져도 할 말이 없다. 이들 가수에게 절실했던 것은 바로 노래의 열정을 대중에게 검증받고 스스로 변화에 대한 고민을 몸으로 부딪쳐 보이겠다는 의지였다.

 그런데 재도전은 이러한 진정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었었다. 김건모가 명예롭게 탈락했다면 시청자들은 진심어린 박수를 내보낼 참이었다. 그런데 재도전이라는 ‘꼼수’가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앞으로 제대로 프로그램을 살리고자 한다면 기획 의도부터 본궤도로 돌아와야 한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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