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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은퇴냐 명예회복이냐…자격정지 18개월의 의미

입력 : 2015-03-24 07:36:52 수정 : 2015-03-24 11: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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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박태환(26)은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18개월 자격정지에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박탈까지 한국 수영을 대표했던 박태환의 현실이 비참해졌다. 만약 이대로 은퇴한다면 박태환은 한국 수영계는 물론 체육계 전체의 아쉬움으로 남을듯하다.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난 박태환은 23일(현지시간) 국제수영연맹(FINA) 사무국이 있는 스위스 로잔 팰레스호텔에서 열린 도핑위원회 청문회에서 18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초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박태환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이날 청문회에 출석했다.

박태환 측은 고의성이 없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주장했지만 자격정지 징계를 벗을 순 없었다. 박태환의 징계는 소변샘플을 채취한 지난해 9월3일부터 2016년 3월2일까지. 이로 인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모두 박탈당했고, 박태환이 세운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최다 메달 기록(20개)도 사라졌다.

박태환은 수영 불모지인 한국에서 나온 세계적인 수영선수다.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 한국 수영 선수 중 최초로 월드 챔피언이 된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선 출전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 고개를 숙였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200m·400m 3관왕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꾸준히 물살을 가르며 활약해오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는 예선 실격 파동을 극복하고 은메달을 따내는 등 ‘마린보이’의 위용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모든 업적이 금지약물 징계로 의미를 잃었다. 물론 박태환이 도핑에 적발된 게 처음이고, 고의 투여가 아니라고 주장하곤 있지만 선수로서 주의 및 예방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스포츠계에서 약물복용은 승부조작과 함께 가장 큰 불명예라는 점에서 뼈아픈 일이다.

대개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 관례를 볼 때 박태환의 18개월 자격정지는 사실 FINA가 박태환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내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도 걸림돌이 있다. 지난해 7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새로 규정된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이 그나마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길 뿐이다. 하지만 체육회 규정은 물론, 특혜를 받아 태극마크를 달더라도 과거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물음표다. 만약 이대로 은퇴의 길을 밟는다면 박태환은 수영영웅의 몰락이라는 비아냥을 피하기 어려울 듯 보인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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