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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아차산에 살아있었구나

입력 : 2009-04-10 20:45:14 수정 : 2009-04-10 20: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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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지방자치단체를 찾아서]서울시 광진구
남한 내 최다 고구려 유적… 역사문화관 건립
매년 10월 아차산고구려축제 동맹제 등 재현
남한 내 가장 많은 고구려유적을 갖고 있는 아차산 전경
지금으로부터 1600여년 전, 고구려군은 광개토대왕의 명을 받아 지금의 서울까지 밀고 내려왔다. 병사를 이끌고 온 장군은 아차산 홍련봉에서 멀리 이천까지 한강 이남을 내려다봤다. 고구려의 국력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로 백제, 신라와 한강을 차지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던 고구려는 장수왕을 거쳐 양원왕까지 이곳 아차산에 160여년간 주둔했다. 광진구 주민들은 명소로 아차산을 가장 먼저 꼽는다.

해발 287m인 아차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산꼭대기에서는 한강은 물론 서울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도 있다. 아차산으로 인해 아름다운 경치도 자랑이지만 서울시 광진구는 온통 고구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조명받고 있다.

▲광진, 고구려의 숨결을 만나는 곳

광진구 아차산에는 사적 234호로 지정된 아차산성과 사적 455호 보루군 17개중 9개가 있다. 아차산성은 삼국시대 한강 주도권을 놓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쟁탈전을 벌이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특히 아차산성과 보루군에는 고구려가 160여년이나 주둔했기 때문에 남한내 가장 많은 고구려 유적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5600여점의 고구려 유물이 나왔다. 광진구 지역내에서 출토된 양만 3751점에 이른다. 대표적인 유물은 국내 최초로 발굴된 연화문와당(연꽃무늬 기와)이다. 학계에서는 연화문와당이 발굴된 홍련봉을 1600여년 전 고구려 장수가 주둔한, 아차산 일대 보루군의 지휘부가 있던 자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밖에도 온돌 유구, 디딜방아, 와당, 명문토기 등이 발굴됐다.

아차산 일대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로 유명한 온달장군이 전사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백제 개로왕이 전사한 곳도 아차산이다. 이렇듯 광진구는 남한에서 고구려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광진구가 구 슬로건을 ‘고구려의 숨결, 행복도시 광진’으로 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아차산고구려역사문화관

광진구는 아차산에 고구려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차산 고구려역사문화관을 민족 자긍심을 다시금 일깨우고 웅대한 고구려의 기백을 되살릴, 민족 정체성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장동 384번지 일대 3만7444㎡,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질 아차산고구려역사문화관에는 전시관을 비롯해 체험관, 교육실, 수장고 등이 마련된다. 또 일대는 아차산성 및 홍련봉 보루 등과 함께 고구려 역사공원으로 꾸며진다. 광진구의 아차산 고구려역사문화관 건립계획은 정부와 서울시도 인정했다. 광진구는 지난해 5월 중앙재정투·융자 심의를 거쳐 국·시비 지원 결정을 얻어냈다. 현재 광진구는 국·시비 30여억원과 구 예산 등을 합쳐 총 146억원의 사업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아차산 고구려역사문화관 부지는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에서 860m, 광나루역에서 270m에 위치하고 있다. 또 외국인을 포함해 연 280만여명이 찾는 워커힐과도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특히 광진구는 인근 송파의 한성백제문화관 및 몽촌토성, 강동구에 위치한 암사선사유적지와 함께 선사·고대 역사·문화·관광벨트를 형성,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또 서울시의 ‘1200만 외국관광객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진구는 현재 진행중인 정부 연구용역이 끝나면 그 결과를 반영해 시굴조사, 토지보상,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 2011년말 아차산 고구려역사문화관을 완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이 광개토대왕비 모형을 들고 고구려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고구려축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광진구는 매년 10월 ‘아차산고구려축제’를 연다. 참가인원만 10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대하게 열린다. ‘고구려’라는 특화된 주제를 갖고 있는데다, 프로그램이 충실해 고구려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축제는 고구려의 제천의식인 동맹제를 시작으로 3일간 열린다. 광진구는 2007년 축제때부터 남한에서 처음으로 동맹제를 재현해 오고 있다. 동맹제에 이어 열리는 퍼레이드 역시 볼거리다. 고구려복식의 취타대를 선두로 기마병과 궁수, 퍼레이드카와 15개동 주민, 풍물패 등이 뒤따르며 흥을 돋운다. 특히 참가자들은 퍼레이드 구간 곳곳에서 무예진법과 고구려와 당나라 군사간 전투장면을 연출,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구려를 테마로 한 예술공연도 진행된다.

이 축제의 특징은 다양한 체험 행사가 어우러진다는 점에 있다. 고구려 시조 주몽 복장으로 변신해 활쏘기 시합에 나설 수도 있으며, 고구려 병영체험마당에서는 전문 교관을 통해 당시 무예를 배울 수도 있다. 이밖에 전통 활 및 부채 만들기, 고구려문양 탁본뜨기 등도 인기가 많다. 광진구는 이같은 고구려축제와 아차산고구려역사문화관이 ‘컬처노믹스’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자랑한다. 문화·관광을 통해 일자리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아차산 해맞이축제에서 정송학 광진구청장이 큰 북을 치며 첫해가 떠올랐음을 알리고 있다.


▲도시 전체가 고구려 상징

광진구 곳곳에는 수렵도 그림과 함께 ‘고구려의 숨결, 행복도시 광진’이라는 글귀가 붙어있는 배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광진구와 택시회사들이 손잡고 광진구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택시에 ‘고구려 광진’을 홍보하는 배너를 붙이고 있다. 빌딩주들도 자발적으로 빌딩 벽에 각종 고구려 관련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고구려벽화를 광진구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유다. 뚝섬 한강공원으로 드나드는 진입로 벽에도 현대화된 고구려벽화와 각종 고구려 관련 패턴 그림이 있다. 거리 곳곳의 자전거 주차장 역시 마찬가지다. 광진구 캐릭터 ‘광이와 진이’는 각각 온달장군과 평강공주를 형상화하고 있다.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고구려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을 때 반짝 고구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다시 시들해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고구려는 자랑스런 우리 민족의 기상이 담겨 있는 가장 웅대한 역사인 만큼, 고구려의 숨결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광진구는 고구려를 현재에 되살리는 운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월드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사진제공=광진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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