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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갤러리]어느 한순간 사라지는 국토 난개발 비애 화폭에 표현

입력 : 2009-11-25 09:34:21 수정 : 2009-11-25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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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그대로 멈춰라’展… 내달1일까지 낙원동 갤러리 갈라
노동당사. 캔버스에유채, 2009
이윤기(37) 작가의 개인전이 ‘그대로 멈춰라!’라는 주제로 낙원동 갤러리 갈라에서 열린다. 동탄 신도시에서 6년째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는 ‘명품도시’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한순간 사라지는 국토 난개발에 따른 비애를 화폭에 담았다.

한국화가 이윤기는 작가노트에서 “아름답지만, 아름답지만은 않은 풍경에 서 있습니다. 차갑지만, 차갑지만은 않은 붓을 듭니다. 목리를 살았던 존재들과 마주선 채 그대로 멈춥니다. 그 풍경이 비로소 마음에 듭니다”고 썼다.

올 겨울이 지나면 그의 창작의 산실인 목리창작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와 자연들, 그리고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초가집서 슬레이트로, 그리고 시멘트 양옥집으로 탈바꿈하면서도 꿋꿋하게 주민들의 희망이었던 역사의 공간들이 개발의 미명하에 흔적도 사라질 운명을 목도하면서 ‘차갑지만 차갑지 않은’ 작가정신으로 붓을 든 것이다. 
아랫집. 캔버스에 유채, 2009

‘그대로 멈춰라!’로 전시 주제를 잡은 것은 난개발을 멈추게 할 힘이 없는 무력한 자신을 타이르면서 작가의 부릅뜬 눈과 형형한 정신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목리의 풍경을 화폭에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 작업은 그림으로 쓴 ‘목리별곡’에 다름 아니다. 총 11점의 작품 중 8점이 목리의 풍경인데, 풍경들은 하나같이 서러움이 절절이 배어 있다. 한편으로는 기억속에만 자리하고 있는 중년 도시인들의 유년세계를 활짝 열어젖힌다.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이윤기의 작품은 목리라는 회화적 공간을 살았던 무형의 혹은 유형의 생명들로 직조한 ‘존재의 풍경’이다. 거기에는 붕괴의 속도조차 침범하지 못하는 ‘멈춤’의 미학이 둥글게 돌담을 이루고 있다”고 평한다.

하늘이 높고 맑은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이윤기는 목원대 미술교육과(서양화)를 졸업했다. 전시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02)725-4250

스포츠월드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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