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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03-09 10:31:57, 수정 2010-03-09 10:31:57

    전통을 이어가는 고려대학교 막걸리사발식

    •  때를 잊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강원도 양양군 낙산해수욕장의 고려대학교 연수원에서 6일부터 7일 아침까지 고려대학교 제37기(회장 이중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신입생환영식에서 일명 막걸리사발식이 막걸리찬가와 함께 거행되었다. 모든 신입생들이 고려대학교 동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수많은 대학마다 독특한 신입생신고식이 있지만 유독 고려대학교의 막걸리사발식 만큼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을 만큼 널리 알려진 독특한 신입생환영식은 없다. '마셔도 고대답게 막걸리를 마셔라~!'로 시작하는 막걸리찬가에 맞춰 진행되는 고려대학교의 막걸리사발식은 의외로 역사가 깊다. 정확히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려대 출신들의 말에 의하면 "1905년 개교한 이래부터 시작 되어 거의 100년 가까이 되었다."는 호기스런 주장부터 "고려대를 졸업한 선배의 선배들도 막걸리사발식을 거쳤다는 증언에 의하면 적어도 50년 이상 되지 않았겠는가?"라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다.

       이러한 오랜 전통을 간직한 막걸리사발식 때문에 고대동문들은 고려대학교는 막걸리대학교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려대학교 주변에는 허름한 막걸리를 파는 주막들이 많다. 그런데 왜 신입생환영회에서 토하도록 막걸리를 마시도록 하였는가에 대해선 고려대동문들은 한결같이 "그동안의 획일화된 교육과 얽매인 생활의 묵은 때를 모두 토해 비워버리고 학문의 진리와 민족과 정의를 위해 나아가는 자주 고대인이 되라는 의미"라고 말한다.

       한 때 막걸리사발식에서 신입생들은 강압적인 분위기로 마지못해 토하고 쓰러질 때까지 억지로 마셔야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학과장교수는 물론 학장도 신입생들과 함께 막걸리사발식에 참여하는, 즐기면서 화합하는 행사로 바뀌었다. 보통 한 사발에 대략 2천5백cc 정도의 막걸리를 각 학과 신입생 6명에서 8명이 앞으로 나와 한 줄로 늘어서서 번갈아 나누어 마신다. 따라서 한 사람당 약 2백50 cc 정도만의 막걸리를 마시는 것이 된다.

       만약 벌칙으로 한 번 더 마시게 되어도 한 사람당 5백cc 정도의 막걸리를 마시게 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지나친 음주로 인한 사망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막걸리찬가가 끝나는 순간에 맞춰 막걸리를 다 비우고 머리에 사발을 뒤집어쓰는 막걸리사발식이 원래 같은 신입생 조원들 간의 협동과 배려를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 잘 마시는 사람이 첫 번째와 마지막 순서에 서서 좀 더 많이 마셔준다. 그렇기 때문에 잘 못 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막걸리사발식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처음 만나는 신입생들끼리 서로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마음과 협동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막걸리찬가를 불러주는 선배들은 후배 신입생들의 막걸리마시는 속도에 맞춰 일부러 박자를 길게 늘려주기도 하고 빠르게 부르기도 하여 결국 막걸리찬가에 맞춰 막걸리사발을 다 비울 수 있도록 배려하여준다. 이때 원우부회장은 신입생들이 마시는 사발안의 막걸리가 어느 정도 남았는가를 살펴보고 손짓으로 알려주어 막걸리찬가의 노래속도를 조절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막걸리사발식은 선배들의 배려와 신입생들의 협동을 이끌어내어 끈끈한 정을 맺게 하는 작은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이번 고려대학교 제37기 생명환경과학대학원 막걸리사발식이 제36기 전임 원우회장 박철성에 대한 제37기 원우회의 감사패증정을 시작으로 실시되었다. 사발식에는 생명환경과학대학원장 김정규, 생명분자유전공학과장 황광연교수, 기후환경학과장 손요한교수, 환경생태공학 정진호교수, 응용경제학과 조용성교수, 분자진단생명공학 이철구교수, 학사지원부장 조상진, 과장 백완종이 참여하였다.

       스포츠월드 박철성 기자 pc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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