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의 포스터. |
어떠한 작품이든 장르 편식이 심한 국내에서 뮤지컬로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을 영화화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많다. 뮤지컬보다 영화, 영화보다 드라마가 확실히 더욱 폭넓은 대중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대중의 관심도가 영화보다 떨어지는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길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동명의 뮤지컬을 원 연출자가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보다 몰입이 어려운 무대 위 뮤지컬이기에 영화화가 결정됐을 때 연출자에게 이미 날개를 달아준 셈이기도 하지만 공유와 임수정이라는 청춘스타들의 조합이 또다른 기대를 낳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단 영화는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
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고객들에게 여행지의 위험함을 강조하는 자세로 팀장에게 매일 꾸중을 듣는 한기준(공유)은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나온다. 창업을 준비하던 중 옛 대학동기녀를 만났다가 현장에서 그녀가 체포되고 함께 경찰서에 끌려간다. 창업을 미끼로 사기를 치고 다니는 그녀는 대학 시절 거의 모든 남자들의 첫사랑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첫사랑인 줄 알고 그녀에게 돈을 헌납한 이들을 보며 기준은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한다.
'김종욱 찾기'의 한 장면. |
영상 편집이 색다르다. 뮤지컬 감독 출신답게 장유정 감독은 영화보다 무대에 어울릴 것 같은 영상미를 영화 편집기술로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공유와 임수정도 이번 작품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을 전망이다. 터프한 무대감독 임수정과 소심하고 깔끔 떠는 찌질한 공유의 조합이 관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이선균·최강희 주연의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 ‘쩨쩨한 로맨스’와 함께 12월 극장가를 화려하게 장식할 멋진 작품으로 로맨틱 코미디 붐을 일으킬만한 화제작으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 9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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