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L씨에게 조만간 온다는 화이트데이는 걱정 아닌 걱정이다. 연인들끼리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도 사탕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과연 아토피와 사탕이 무슨 관계이길래 L씨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일까.
◆사탕과 아토피, 관계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사실 사탕 등 가공식품과 아토피 피부염의 관계는 잠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는 문제다. 양자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가는 타르계 식용색소 4종(적색2호, 적색3호, 황색4호, 황색5호)과 안식향산나트륨(보존제) 차아황산나트륨(표백제) 글루타민산나트륨(MSG·조미료) 등 식품첨가물 7종과 아토피 피부염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 광진구에서는 구내 아동 중 아토피 피부염 환아를 대상으로 급식을 생활협동조합(한살림)에서 구입한 친환경 식자재로 바꾸는 한편 사탕이나 과자 대신 미숫가루와 꿀로 만든 다식, 고구마 경단 등 전통 간식으로 어린이들의 먹을거리를 바꾸자 47명이던 아토피 어린이가 18명으로 줄어 62%가 호전됐으며 의심 진단을 받은 어린이도 31명에서 7명으로 77% 감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검사 결과에 대해 유·소아 아토피 전문 하늘마음한의원 부산점 김태욱 원장은 “사탕이나 초콜렛 등 가공식품 안에는 식품이 유통되는 동안 상하지 않도록 방부제나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어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인체의 면역력을 약하게 한다. 이 같은 문제가 당장은 나타나지 않기에 식약청 실험에서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음식을 개선한 광진구의 실험은 관계를 의심해 볼만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설탕은 혈당을 올리고 부신 기능을 저하시켜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아토피를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아토피를 열과 관련된 질환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몸속에 열이 쌓여 아토피가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본다. 분명한 것은 사탕이나 초콜렛 등의 식품이 아토피 환자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왕이면 몸에 좋은 걸로 나누면 어떨까
그렇다면 사탕 때문에 섭섭해하는 아이들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것은 자연식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 맛을 내는 자일리톨 사탕이나 꿀을 이용한 음식들, 혹은 고구마나 감자 등을 삶아서 간식으로 내주는 방법도 좋다. 동시에 아토피 피부염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황산화제가 풍부한 녹황색 야채와 과일을 합해 1일 600g 이상 먹고, 해독작용이 있는 녹두와 팥을 밥에 넣어서 먹거나 팥죽이나 녹두죽, 녹두전 형태로 만들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아토피 피부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아토피는 면역성 질환이므로 체내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므로 환자 치료 사례가 많은 전문 한의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다만 스테로이드 약물을 다량 사용했을 경우 면역억제제 중단에 의한 반동작용으로 인해 치료가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꾸준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늘마음한의원 김태욱 원장은 “상술이라고 할지라도 아이들 사이에서 기념일을 즐기고 선물을 나누는 것을 막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고, 어떻게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들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굳이 아토피 환자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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