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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SNL 코리아’ 정명옥 "틸다 명옥, 싱크로율 100% 비결은…"

입력 : 2013-09-12 17:17:14 수정 : 2013-09-13 1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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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대세 정명옥을 만났다.

‘SNL 코리아’에서 ‘국민 욕동생’ 김슬기가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국민 욕할매’ 정명옥이 있다. 그렇다고 실제 할머니는 아니다. 워낙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인상 깊게 남아서 붙은 별명이다. 최근엔 새로운 별명이 추가됐다. 바로 틸다 명옥. 영화 ‘설국열차’ 속 틸다 스윈튼을 꼭 빼닮아 화제가 됐고, 수많은 예능과 개그 프로그램에서 틸다 흉내를 냈지만 정명옥을 이길 자는 누구도 없었다.

최근 김슬기가 ‘SNL 코리아’에서 하차한 뒤 중심으로 떠오른 정명옥. 그동안 줄곧 센 역할을 맡았던 정명옥이기에 인터뷰에서 기가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수수하고 소심한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민감하거나 어려운 질문에는 자신의 생각을 또렷히 밝히는 모습에서 대세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틸다 명옥’이란 별명이 잘 어울린다. 정말 똑같다.


촬영 당시엔 나도 똑같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영화를 보고 재밌게 따라한건데, 사람들이 닮았다고 하더라. 솔직히 좋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주위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연기를 했는데, 오히려 첫 모습이 더 낫던 것 같다. 차라리 영화를 더 보지 말걸, 욕심냈던 것 같다.

- 에이. 누가봐도 싱크로율이 100% 이상이었다.

정말 낯이 뜨거웠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내가 아닌 것 같았다.

- 정명옥을 빼놓고 ‘SNL 코리아’를 논할 수 없게 됐다. 촬영장은 어떤가.

정말 재밌다. ‘SNL 코리아’를 촬영하다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순발력을 많이 발휘해야 하고, 그때 그때 상황이 자주 변한다. 가끔 생방송 직전에도 많이 바뀌고… X줄이 타는 만큼 희열도 느낀다. 한편으론 신동엽 선배가 조언을 많이 해준다. 정말 많이 혼나기도 한다. 어쩔 땐 ‘신동엽 공포증‘이 생길 정도다. 

- 평상시 성격은 어떤가.


의외로 낯가림이 심하다. 가끔 사람들이 ‘쟤 화났나?’ ‘새침대기 아니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친해지면 금방 가까워진다.


- ‘SNL 코리아’에서 욕을 맛깔나게 잘하는 것 같다.

욕을 좀 한다는 말을 자주 듣긴 한다(웃음). 욕 연기(정명옥은 욕도 연기라고 칭했다)를 해야하니 연습도, 연구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가끔 격해지는 게 있더라. 욕도 한 두번 해야지, 계속하면 듣기 싫어진다. 그래서 새로운 욕을 개발하고, 또 자제하는 버릇도 들여야 한다.

- 욕 연습을 따로 하나. 타고난 것 같은다.

천성이 욕을 잘 한다. 욕 연습이라 하면 주로 맛깔나게 하는 연습을 자주 한다. 또 새로운 욕을 많이 발굴하려고 애쓴다. 너무 ‘삐∼’ 소리가 많이 나는 것도 그렇고, 매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하니 연구를 많이 하게 된다. 새롭고 참신한 욕을 찾고 있다.

- ‘설국열차’ 틸다 스윈튼 얘기를 다시 한 번 안할 수 없다.

굉장히 인상적인 배우다. 주변에서 틸다 스윈튼과 닮았다고 해서, 어떻게 따라해야 할까 고민도 많았다. 그분이 악녀지만 귀엽지 않나. 왜 귀엽게 보였는지 살펴보니, 약간은 쫄면서 웃는 게 비결이더라. 그냥 무작정 따라한 게 ‘틸다 명옥’이 됐다. 하지만 너무 웃다보면 윤진숙 장관 같기도 해서 적당선을 유지했다.

- 윤진숙 장관, 틸다 스윈튼, 할미넴… 천의 얼굴 같다.

돌출입을 가진 연예인들이 다 그런 것 같다. 오나미, 황현희 보면 알지 않나.

- ‘SNL 코리아’에서 강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캐릭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슈퍼스타K’를 패러디했을 때 말없이 웃고 있는 ‘옥에 티 걸’이다. 정말 별 대사 없이 ‘불합격입니다’라고 말하고 웃고 마는 캐릭터였는데, 그때 그 캐릭터로 장진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사람들은 기억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때 그 캐릭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MBC ‘코미디에 빠지다’ 일정도 함께 소화하느라 빡빡하지 않나.

그런 무대가 없어 굶주렸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MBC 파업 당시가 생각난다. 신인상을 수상한 뒤 바로 파업을 해서 아무것도 할 게 없을 때가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그 당시엔 별 생각이 다 들더라. 무대없을 때 생각하면 지금은 엄청난 행복이다.

- tvN ‘롤러코스터‘에도 나왔던데.

얼떨결에 비키니를 입고 출연했는데, 이슈는 커녕 콧방귀도 안뀌더라. 한번쯤은 ‘정명옥, 의외의 몸매’라는 기사가 나올 줄 알았다.

- 캐릭터와는 달리 많이 여성스러워 보인다.

실제로도 굉장히 여성스럽다. 분장을 많이 해서 그렇지, 분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있으면 예쁘다는 소리 많이 듣는다. 지인들도 할머니 분장을 지우고 나가면 굉장히 예쁘다고 칭찬하더라. 주위 사람들이 눈, 코, 입만 들어가면 굉장히 예쁠 것 같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신동엽 선배는 나한테 ‘너 예뻐지면 X된다’라고 하더라.

- 김슬기가 있을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

슬기가 있을 땐 ‘우리 슬기’하면서 대세라고 했는데, 이제 슬기 나가니깐 ‘우리 명옥이’ 이러더라. 사람들이 간사하다(웃음).

- 김슬기 없는 ‘SNL 코리아’는 어떤가.

부담된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은데,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인기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묻어가고 싶은데, 지금 주목받고 있어서 많이 부담스럽다. 차라리 인기 많고, 잘 하는 친구들이 들어와서 내가 뒤에서 서포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연기도 하고 싶은 생각 있나.

연기, 너무 하고 싶다. 어렸을 때 배우가 꿈이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개그우먼이 됐는데, 연기 갈증이 심하다. 연기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너무 좋고 재밌다. 단역이라도 하고 싶다.

- 한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어리버리한 역할도 좋고, 여자 임창정같은 역할도 좋다. 쌍욕을 해도 좋다. 동막골 미친X 역할도 하고 싶다.

- SNL 하면서 힘든 적도 있었나.


어머니 환갑 때였다. 역할이 딱히 없었다. 리액션밖에 없더라. 말씀 드리고 환갑잔치에 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일이라서 리액션이라도 따자는 생각에 ’엄마 환갑인데도 불구하고 나왔다’고 말하고 양해를 구했다. 하필 출연하는 장면이 가면쓰고 얼굴이 하나도 안나오는 장면이었다. 엄청 서럽더라. 물고기 가면을 써서 얼굴이 안 나왔다. 나는 관객들이 보이는데, 관객들은 날 못보니 핑하고 눈물이 나더라. 그때 신동엽 선배가 구멍을 뚫어 줘서 얼굴이 나오게 됐다. 그 때가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 신동엽은 어떤 사람인가.

본인이 안 나와도 의자 하나 가져다 놓고 연기 코치를 해준다. 의지도, 도움도 많이 되는 선배다. 예전에는 되게 편한 큰 오빠 같았는데, 요즘은 선생님같다. 많이 혼나고, 많이 배운다. 굉장히 든든하다.

- 앞으로의 포부를 말한다면.

여자 유재석, 여자 임창정이 되고 싶다. 난 꿈이 크다. 평소 꿈을 크게 가져야 중간이라도 간다고 생각한다. 말도 안되는 목표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여자 유재석, 여자 임창정처럼 색깔있는 개그우먼, 연기자가 되고 싶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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