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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2-13 11:00:19, 수정 2018-12-13 11:00:15

    [화씨벽:김용준 프로의 골프볼 이야기] 습관을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골프규칙에 관하여 <3편>
    • 새 골프 규칙에 익숙해질 때까지 한동안 헷갈릴 게 틀림 없다. 갑자기 오늘부터 이렇게 해야 한다니 안 헷갈릴 도리가 있겠는가? 프로 골퍼이자 경기위원인 나도 별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옛 규칙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고치기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내가 맨 먼저 습관 들이려고 하는 새 규칙은 드롭 할 때 높이다. 새 규칙은 무릎 높이에서 드롭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옛 규칙은 어땠는가? 어깨 높이였다는 것은 다 알 것이다. ‘무릎 높이가 정확히 어디냐’는 문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위아래로 조금 높거나 낮은 것은 따지지 않겠다는 게 새 규칙의 취지니까. 무릎만 반듯이 펴고 잰다면 말이다. 혹시 어깨 높이에서 드롭했다면? 다시 하면 된다.

       

      새 규칙 중에 서둘러 익혀야 실수를 안 할 것이 있다. 바로 볼이 자연 현상에 의해 움직였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특히 퍼팅 그린에서 실수하기 쉽다. 퍼팅 그린에 볼이 있는데 내가 가서 마크하고 볼을 집어 올리고 닦은 다음 내려 놓았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서 볼이 굴러갔다면? 원래 그 자리로 되돌려 놓고 쳐야 한다. 새로 굴러간 자리에서 치면 벌타다. 아직 마크를 하기 전이라면? 새로 굴러간 자리에서 쳐야 한다. 이거 은근히 헷갈린다. ‘마크를 하기 전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퍼팅 그린 아닌 곳에서 볼이 바람이 굴러갔다면? 당연히 새 자리에서 그대로 친다.

       

      바뀐 용어도 입에 붙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우선 일반 구역(general area)이란 용어는 진짜 잘 지은 이름이다. 옛 용어는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이다. 도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국제부 기자까지 한 나도 감이 안 와서 그냥 외워서 썼을 뿐이다. 새 규칙은 골프 코스 안을 일반 구역과 다른 구역으로 나눈다. 일반 구역이 아닌 것으로는 ‘퍼팅 그린’과 ‘페널티 구역’ 그리고 ‘벙커’와 ‘티잉 구역’ 네 가지다. 러프니 페어웨이니 하는 구분도 규칙 상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어졌다.

       

      페널티 구역이라는 새 용어 대신 자꾸 옛 용어가 튀어 나와 애를 먹고 있다. 해저드라는 옛 용어 말이다.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 말이다. ‘노랑 페널티 구역’은 옛날로 치면 워터 해저드다. ‘빨강 페널티 구역’은 옛날 병행(레터럴) 워터 해저드이고. 페널티 구역에 볼이 빠지면 어디에다 놓고 치느냐 하는 선택 사항은 말뚝이나 선 색깔에 따라 구분한다. 옛 규칙이나 새 규칙이나 마찬가지다. 노랑 페널티 구역은 볼이 페널티 구역을 마지막으로 지난 지점과 홀을 이은 후방(후방이면 어디든 상관 없다)이나 이전에 친 자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빨강 페널티 구역은 노랑 페널티 구역 옵션에 하나를 더 해서 마지막으로 페널티 구역을 통과한 지점에서 두 클럽 이내에 드롭 하고 칠 수도 있다.

       

      구제 구역(relief area, 옛날 드롭 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란 말은 차분히 이해해야 한다. 공식 대회가 아니면 민감하게 따질 필요는 없지만. 이제 구제 구역은 기준점으로부터 상황에 따라 한 클럽 아니면 두 클럽이다. 새 규칙에서는 구제 받을 때는 볼을 드롭 하든 플레이스(내려 놓는 것) 하든 반드시 구제 구역 안에 볼이 멈춰야 한다. 옛 규칙에서는 ‘드롭 존’에 드롭 하고 떨어진 자리로부터 두 클럽 이상 굴러가지만 않으면 괜찮았다. 드롭 존 밖으로 굴러가도 괜찮을 때도 있었다는 말이다. 이제는 아니다. 새 규칙에서는 볼이 구제 구역 밖으로 벗어나면 반드시 다시 드롭 하거나 리플레이스 해야 한다. 떨어진 지점에서 두 클럽 밖으로 벗어났느냐 아니냐를 놓고 벌어지던 시비 혹은 실수를 차단한 좋은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골프 규칙은 용어도 포함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새 해부터 엉터리 골퍼 취급을 당하는 것을 면하려면 바뀐 규칙과 함께 새 용어도 익혀야 한다. 독자뿐 아니라 나도 해야 할 숙제다.

       

      김용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경기위원 겸 엑스페론골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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