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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16 00:41:04, 수정 2019-07-16 00:41:06

    [영화리뷰] 가장 인간적인 ‘세종’… 영화 ‘나랏말싸미’

    • [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만나고 싶었지만, 만날 수 없었던 ‘사람 세종’이 찾아온다.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성군이지만, 그 역시 한 인간이다. 왕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권력 투쟁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어렵게 왕이 된 후에는 아버지에 의해 처가를 역적으로 몰락시킨다. 영화 ‘나랏말싸미’는 상처 깊은 군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해 영화적 ‘희열’을 끌어올린다.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는 글은 백성의 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한글 창제를 시작한 임금 세종으로 분했고, 세종과 뜻을 합쳐 한글을 만들었던 스님 신미는 박해일이 연기했다. ‘새 문자 창제’라는 세종의 뜻을 품어준 온화하고 강인한 소헌왕후는 故 전미선이 맡았다.

       

      사실 그동안 세종대왕을 다룬 역사적 콘텐츠는 차고 넘쳤다. 이에 ‘뻔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나랏말싸미’의 세종은 지금껏 만난 세종 중 가장 인간적일 것이라 단언한다. 왕 앞에서 수십명이 머리를 조아리고 ‘죽여주시옵소서’라고 말하는 신하가 일반적인 사극 영화의 상식이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세종은 신미 스님에게 폭언에 가까운 직언을 듣고 괴롭게 눈을 감고 마는가 하면, 소헌왕후에게 ‘여보’라고 달콤하게 부르기도 한다. 흥분한 채로 일어서서 항명하는 신하에게는 ‘앉아서 말해’라고 나긋이 말한다. 여태껏 본 적 없던 성군의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친근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가 알던 왕과 ‘나랏말싸미’의 세종에 간격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세종의 탈권위적인 마음가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해석된다. 한글을 널리 전파돼 백성들이 문자를 아는 것은 기득권(글을 아는 것)을 가진 ‘유자’(유교사상을 받드는 당시 기득권 세력)들에게 큰 위협이기 때문이다. 이에 세종은 알량한 권위로 왕권을 강화하기 거부했으며 누구보다 진심 어린 ‘애민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에 송강호가 표현한 ‘인간적인 세종’의 모습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명대사들의 향연도 관전 포인트였다. 유교와 불교가 대립하던 상황에서 세종과 신미 스님은 한글 창제만을 목적으로 마주한다. 언문을 만들기 위한 마음 다짐에 유교 숭상 국가의 왕 세종은 ‘나도 공자를 버릴 것이니 너도 부처를 버리거라’라고 신미 스님에게 말한다. 이에 신미 스님은 ‘공자를 타고 오시오. 나도 부처를 타고 갈 테니’라고 말함으로써 종교적 화합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글 창제에 진도가 나가지 않아 괴로워하는 신미 스님에게 주변인들은 쉽게 만들자고 유혹한다. 이때 그는 “타협할 때가 있고 원칙을 고수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고 전미선이 만들었다고 알려진 대사 등 ‘나랏말싸미’가 전하는 말들은 하나하나 의미를 곱씹게 했다.

       

      결론적으로 영화 ‘나랏말싸미’는 사극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트렸다. 인간적인 세종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고, 조상들이 한글을 창제할 때 마주했던 진심들은 고스란히 감동으로 남았다. 여기에 송강호-박해일-고 전미선이 중심을 잡고, 수양 대군과 안평 대군 등 어색함 없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합쳐지며 영화적 현실감을 배가했다. 영화 ‘나랏말싸미‘는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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