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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승부처 돋보기] SK 2~6번 '22타수 1안타'… 방망이 상처, 불펜까지 덧났다

입력 : 2019-10-15 05:17:00 수정 : 2019-10-15 1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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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문학 권영준 기자] SK의 아물지 않은 ‘타격 부진’의 상처가 불펜까지 덧나게 했다. 반대로 키움은 ‘막강 불펜’을 앞세워 버티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키움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치른 SK와의 ‘2019 신한은행 KBO리그 MY CAR’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초에 터진 김하성의 1타점 결승 2루타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한국 시리즈 진출 확률 79.3%의 기회를 잡았다. 통산 29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 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23회이다.

 

승부처는 표면적으로 불펜 싸움에서 갈린 11회였다. 이날 패배가 불펜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다. 11회초 실점을 하기 전까지 10번의 공격 기회를 모두 놓친 타선의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 타격 부진에 우승까지 놓쳤던 그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았고, 그 상처에 불펜까지 덧났다.

 

1차전은 팀 최고 에이스 ‘1선발’이 나섰다.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 SK는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두 투수는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브리검은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SK 타자 무릎 높이에 꾸준하게 탄착군을 형성하면서 범타를 유도해 무실점 투구를 했다. 김광현은 커브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쇼를 펼쳤다.

브리검과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에도 불펜 맞대결을 펼쳤다. 키움은 조상우를 시작으로 이영준, 안우진, 이승호, 한현희, 김상수, 양현, 오주원까지 8명의 불펜이 차례로 마운드에 섰다. 불펜진은 최대 16개, 최소 2개의 공을 던지며 역할을 분담했다. SK 역시 김태훈을 시작으로 서진용 정영일 하재훈 박민호 문승원 박희수가 마운드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발에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불펜으로 전환한 문승원을 포함해 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팽팽한 0의 행진은 11회초 깨졌다. 1사 후 서건창이 SK 문승원을 상대로 2루타를 작렬한 뒤, 여세를 몰아 김하성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1-0으로 앞섰다. 여기에 이정후의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렸고, 박병호의 몸에 맞는 공에 샌즈의 적시타까지 묶어 3점을 뽑아냈다.

 

불펜진은 버틸 만큼 버텼다. 선발 김광현을 시작으로 11회 문승원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박병호 김하성 서건창 이정후가 버티는 키움의 강타선을 잘 막았다. 문제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문승원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승부를 봐야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심 타선의 침묵이 굉장히 아쉽다. 2번 고종욱 4타수 무안타, 3번 최정 4타수 무안타, 4번 로맥 5타수 1안타, 5번 한동민 4타수 무안타, 6번 이재원 5타수 무안타였다.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잘 치는 타자를 한 곳에 집중시켜 몰아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라인업 구성에 관해 설명했다. 그런데 잘 쳐줘야 할 타자들이 모두 침묵했다. 2~6번 타순에서 총 22타석 가운데 안타는 로맥의 11회말에 터진 2루타가 전부였다.

 

아무리 플레이오프 단기전이고, 상대 투수가 에이스급으로 등판한다고 하더라도 2~6번에서 1안타가 나오면 결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타격감이 한 순간이 확 올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불펜진 소모가 컸기 때문에 2~3차전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 시리즈 진출을 장담할 수도 없다.

 

반면 키움은 잘하는 것을 더 잘했다. 선발 브리검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면서 짧게 짧게 끊어서 불펜진을 가동했다. 필승조가 없다는 키움의 불펜은 짧고 굵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막바지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내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다. 여기에 선수의 자신감이 더 붙은 모양새이다.

 

단기전은 흐름 싸움이다.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SK는 선발진의 강점을 그대로 살렸지만, 약점 최소화에 실패했다. 이 퍼즐을 어떻게 채울지, 또 달아오른 키움의 분위기를 어떻게 잠재울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용학 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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