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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투자하겠습니다” 이대성이 다시 독기를 품었다

입력 : 2020-05-18 15:18:35 수정 : 2020-05-18 18: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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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논현 전영민 기자] “‘농구선수 이대성’에 더 투자하고 절실했다면 달랐을 겁니다.”

 

18일 이대성 오리온 입단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KBL센터. 푸른색 정장 셔츠 위에 오리온 유니폼을 걸쳐 입고 등장한 이대성(30)은 인터뷰를 진행한 약 30분 동안 “노력이 부족했다”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오리온 구단 역사상 외부 FA 영입 최고액 기록을 세웠으면서도 합의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두가 말리던 미국행에 도전할 때,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의 그 눈빛 그대로였다.

 

 이대성은 이미 노력과 도전의 상징이다. 중앙대와 미국을 거쳐 현대모비스에 왔을 때 이대성은 농구공만 잡고 살았다. 그간 쌓아둔 설움과 울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구를 잘하는 것만이 유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이대성의 하루 일과는 새벽 4시30분에 시작했다. 기상 후 오전 6시부터 운동을 시작해 동료들보다 배로 뛰었다. 한 쪽 다리를 다쳐 깁스를 감았을 때에는 말리는 코치들을 피해 늦은 밤 숙소 앞 공터에서 혼자 드리블 연습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유재학 감독의 신뢰를 얻고 모비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FA 협상 과정이 이대성에게 가혹했다.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아야 할 시간에 이대성은 기대 밖의 상황을 마주했다. FA 시장 최대어라는 포장과 개인주의라는 꼬리표가 공존하면서 구단들의 움직임이 더뎠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던 구단들도 잠잠했고, 몇몇 구단과 협상 과정에서는 아쉬운 감정을 느꼈다. 재미있는 농구만을 바라보던 이대성에게도 감정의 여지가 생긴 것이다. 현대모비스 시절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하면서 쌓았던 자존감에도 흠이 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배가된 것이다.

 이대성이 다시 독기를 품었다. 대학 시절과 미국에서의 실패를 자양분 삼아 KBL에서 최고 선수로 올라선 것처럼 이번 FA 협상을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대성은 “내가 아는 ‘농구선수 이대성’은 이번 FA 시장에서 아쉽고 혹독했던 경험을 겪었다는 것으로 인해 ‘내 생각을 바꿔야지’라고 생각할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내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다”라며 “만약 농구선수 이대성에 더 투자하고 간절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없었을 것이다. 이전보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고 말했다.

 

 무명에서 챔프전 MVP. 그리고 최대어라는 수식어까지 등에 업은 이대성은 이제 최고 자리에 도전한다. 이대성은 “이번 FA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과정에서 겪은 아쉬움도 나의 미성숙함을 채워주는 요소였다”며 “남은 프로생활 10년을 위해 더 노력하고 절실한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축하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아쉬운 감정을 털어놓은 이대성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사진설명: 이대성은 FA 협상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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