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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10실점’ KT 데스파이네는 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을까

입력 : 2020-06-02 22:30:00 수정 : 2020-06-02 23: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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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3회를 마쳤을 때 이미 10실점. 이른 시점부터 대량실점한 바람에 승부의 추도 동시에 기운 상황. 이강철(54) KT 감독은 왜 5회초까지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에게 마운드를 맡겼을까.

 

 데스파이네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주중 홈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5피안타(2피홈런) 10실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 첫 선발패를 떠안았고, 지난달 17일 수원 삼성전(6이닝 2실점 1자책)부터 이어오던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기록도 멈췄다. 한 경기 최다 실점도 3점에서 이날 경기로 인해 10점으로 늘어났다.

 

 KT는 8-11으로 패했다. 승부의 추는 첫 3이닝 만에 기울었다. 에이스 데스파이네가 3회초까지 10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1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에게 연달아 홈런포를 맞으며 3점을 내줬다. 2회에는 안타만 6개를 얻어맞고 4점을 헌납했다. 3회에도 5명에게 안타(내야안타 2개)를 맞고 3실점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투런포로 추격해도 6점이라는 점수 차가 남았다. 첫 3이닝 만에 9점차 리드를 뺏긴 상황이니 야수들도 힘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강철 감독은 왜 데스파이네를 5회까지 마운드에 올렸을까. 오드리사머 한 명이 아니라 KT 전체를 보면 답이 나온다. 현재 KT 불펜계투조 구성원 중 이 감독이 언제든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필승조에서도 주권-김재윤뿐이다. 게다가 이날 오전 2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장요근 부상으로 복귀까지 5주일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스윙맨 김민수는 이번 주말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해서 이날 1이닝 투구만 예정돼있었다. 유원상-손동현이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해도 불펜투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시기다. 데스파이네의 5이닝은 투수진 전체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보통 선발투수, 그 중에서도 에이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면 감독들은 대부분 조기 강판을 지시한다. 상대 타자들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거나 대량 실점을 내주는 경우 소위 투수의 공이 ‘잘 긁히지 않는 날’이라고 판단해 미리 교체하고, 투수가 다음 등판을 위해 힘과 멘털을 아끼도록 하는 배려한다. 이 감독도 데스파이네를 아끼는 마음이 굴뚝같다. 항상 “리그 최고 에이스”라고 극찬한다. 그러나 팀 전체를 위해 데스파이네에게 추가로 마운드를 맡겼다. 3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도 63개였다.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서 4회까지 7실점을 내준 배제성이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데스파이네의 5이닝 10실점에는 팀을 위하려는 이 감독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 에이스 데스파이네도 개인 기록을 잃는 대신 팀 동료들의 체력을 지켜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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