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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권수현 “자존감은 높게, 스스로 확신 가지려 노력해요” (인터뷰①)

입력 : 2020-11-17 13:16:54 수정 : 2020-11-17 13: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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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수현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권수현은 ‘청춘기록’을 통해 청춘의 한 순간을 담았다. 사회 초년생이 겪는 고민, 현실의 벽에 부딪힌 연애까지 그가 연기한 김진우는 청춘을 경험한, 지금 경험하고 있는 누군가의 추억이자 현재였다. 

 

최근 종영한 tvN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써내려갔다. 종영 인터뷰를 위해 권수현과 마주해 인사를 나누면서 가장 먼저 건넨 말은 “목소리가 다르네요?”였다. 극중의 진우가 발랄한(?)느낌이었다면 권수현은 매력적인 저음의 소유자였다. 

 

“소리도 캐릭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 일부러 톤을 높였다”라고 답한 그는 “워낙 톤이 낮고 너무 진중해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애교스럽고 귀여운 진우의 성격 탓에 말도 빠르고 톤도 높지 않을까 상상해서 만든 특징이었다. 권수현은 “진우는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였다. 초반엔 진우가 얼마나 뜨거운 친구인지 설명하려 했는데, 점점 편안하게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쉬운 점은 있지만 “배우는 자기 연기에 만족하면 끝이니까”라며 긍정의 미소를 지르며 “그래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라는 종영 소감을 밝혔다. 

스물여섯에서 서른의 청춘. 권수현은 시간의 흐름을 통해 진우의 성숙을 담고자 했다. 자신의 20대를 회상해 보기도 했다는 그는 “또래의 친구들이랑 비슷했을 거다. 가장 겁 없이 행동해도 되는 나이, 가장 뜨겁고 무모할 때이기도 하다. 그게 허락되는 나이, 나도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진우 역시 그랬다. 발랄한 초반에 비해 중반부 이후엔 상대적으로 차분해졌다. 친구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동료 배우들과의 나이차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권수현은 사혜준(박보검), 원해효(변우석)의 절친한 친구 김진우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과 친구가 되어 연기해야 했고, 실제 나이와 캐릭터의 나이차가 인위적으로 보이진 않을까 걱정했도 앞섰다.

배우 권수현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가장 힘들고 고민했던 부분이었어요. 초반에는 내가 어리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렇지만 작가님이 이미 대사를 입체적으로 써주셨어요. 대사에 충실했고, 감독님의 섬세한 디렉션에 따랐죠. 덕분에 큰 설명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우가 사진 작가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권수현은 진우의 두 친구가 직업 선택의 배경이 되었으리라 짐작했다. 모델이 되겠다며 도전에 나선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건 무엇일까 생각했고, ‘찍히는’ 일을 택한 친구들을 보며 ‘찍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항상 만나서 웃고 떠들던 친구들이 직업을 찾을 때 끼고 싶어서(?) 까불다 하게 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제 생각에 진우는 모든 관계에 있어서 진심으로 솔직하게, 거리낌 없는 친구였어요. 친구도 가족도 여자친구도요. 자격지심도 없었죠. 해효가 힘들어 하는데 팩폭을 날리기도 하잖아요.(웃음) 그게 친구를 눌러주겠단 게 아니라 순간순간 바뀌지 않는 진심으로 대하는 인물 같아요. 물론 상대에 따라 태도가 다를 수는 있지만 그 갭 차이가 크지 않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진우의 높은 자존감도 거기서 나오는 행동이겠죠. 실제로도 자존감을 높게 가지고 있으려고 노력해요. 자존감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확신이 없으면 누구도 나에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저에게 확신을 가지려고 해요. 내가 나를 많이 믿으려고요.”

‘청춘기록’의 세 청춘은 같은 나이, 다른 상황에 놓였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 원해효, ‘흙수저’ 사혜준, 그리고 평범한 가정에서 꿈꾸는 청춘 김진우(권수현). 그에게 현실의 일부를 옮겨 놓은 극 중의 ‘수저’ 논쟁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이 사회가 만든 것 같은데,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실력으로 인정받고, 더 위로 올라가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건 잘못된 거죠.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저도 이 사회 안의 구성원이기도 하잖아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에 저항하려 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나는 그런 것 없이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극 중 혜준이의 나레이션처럼 수저는 밥 먹을 때 쓰이는 도구라고 생각하면서. 비단 배우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예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흙수저’, ‘금수저’라는 단어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더 노력하는 좋은 사회 말이에요.”

 

세 친구가 나란히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으러 가는 대본 내용을 보고 머리를 맞대 검색도 하고 대화도 나누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하던 중 권수현은 여동생에게 자궁 경부암 주사를 권하는 오빠였다는 사실이 귀를 쫑긋하게 했다. 혹여 비용이 부담이 될까 대신 주사비용을 내주기도 했다고. 꼭 필요한 주사라는 걸 알았고, 동생을 타일러 주사를 맞게 했다고 설명했다. 

 

권수현은 “어쩌다보니 내가 자궁경부암 백신 홍보대사가 된 것 같다”며 머쓱해했다. 하지만 이내 “주사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자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것 같다. 독감 예방접종도 남녀 상관 없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보통의 남자들은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하나 ‘청춘기록’의 진우 설정에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인턴 사진작가 진우가 B사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권수현은 “이건 제대로 말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진우 가족들이 모였을 때도 그 이야길 했었어요. 진우 차가 좋더라고요.(웃음) 현실적으로는 드라마의 제작지원이 있었던 거지만 실제로도 가능한 이야기 아닐까요. 아빠가 스튜디오 차리려면 말하라고, 도와준다고도 하잖아요. 부족하지 않게, 평범한 가정에서 사는 인물. ‘아빠 차 가지고 싶어!’라고 진우가 징징거렸을 수도 있고, 집 대신 차를 사달라고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인터뷰 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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