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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자는 ‘불면증’…한방치료로 개선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2-07-13 01:00:00 수정 : 2022-07-12 1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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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헤어질 결심’이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호평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탕웨이와 신스틸러 김신영의 출연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탓에 개봉 하루 전 사전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갖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해준은 미결사건의 사진을 자택 벽면에 도배할 정도로 수사에 집착해 만성적인 불면증을 앓는 인물이다. 이로 인해 잠복을 자청해오던 중 며칠간 서래를 관찰하면서 그녀에 대한 동정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서래는 해준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가 자신을 지켜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이내 종결된 변사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게 되고 이에 큰 충격을 받은 해준은 아내의 직장이 있는 이포로 근무지를 바꿔버린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깨진 해준은 심해진 불면증 탓에 이포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새벽 4시가 넘도록 잠들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그는 결국 정신과를 찾는다. 진료를 받은 결과 1시간에 47번이나 잠에서 깬다는 진단을 받고 족욕과 일광욕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총동원하게 된다.

실제로 해준처럼 순환근무를 하는 경찰들은 수면시간이 불규칙해 불면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최근 중앙경찰학교 입학 경찰관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면증 유병률이 47.6%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불면증 환자의 경우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극 중에서도 해준이 졸음운전을 하는 장면이 묘사되기도 한다. 이처럼 불면증은 사고 위험도 높일 수 있어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서둘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한약과 침치료, 뜸, 부항 등을 포함하는 통합적 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가미사물안신탕과 같이 기혈을 보충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한약을 처방해 수면의 질을 높인다. 이어 신문혈, 사신총혈 등 혈자리에 침을 놓아 신경 전달물질과 호르몬이 조절되도록 돕는다. 여기에 뜸과 부항치료를 병행하면 긴장을 이완함과 동시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에서 SCI(E)급 학술지 ‘Healthcare’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의과에서 불면증 치료에 가장 많이 활용된 치료법은 침 치료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침치료는 의존성이 높은 약물치료와 달리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불면증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치료와 함께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는 등 일상 속 노력도 필요하다. 잠들기 전에는 야식이나 스마트폰 사용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6월부터 이어진 이른 열대야 탓에 경찰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불면증과 ‘헤어질 결심’을 갖고 숙면과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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