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발을 ‘삐끗’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발목을 삐었을 때, 발목을 이루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기 쉬운데 이처럼 인대가 손상된 상태를 ‘염좌’라고 한다.
염좌는 통증과 부종이 있지만 보행이 어렵지 않은 1도 염좌부터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2도 염좌, 인대가 완전히 끊어져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3도 염좌 등으로 구분한다.
경미한 수준의 염좌는 응급처치를 잘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만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았던 부상도 크게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염좌가 의심될 때에는 RICE요법을 기억해야 한다.
RICE요법이란 Rest(안정), Ice(얼음), Compression(압박), Elevation(올림)을 말한다. 발목을 다친 뒤 곧장 안정을 취하며 냉찜질을 하고 상처 부위를 부목 등으로 압박해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들어 올려야 함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손상 부위의 통증과 부종을 줄이고 상처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이런 조치를 한 뒤에도 발목 붓기가 심해지고 통증이 악화된다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근골격계 진단에 많이 활용하는 X-레이는 발목 뼈의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도움이 될 뿐, 인대의 직접적인 손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부적합하다. 초음파나 MRI 검사 등을 진행해야 인대가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행히 발목 인대는 완전히 끊어진 상태라도 비수술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이 덜한 편이다. 인대 상태에 따라 2~6주 가량 발목을 단단히 고정하여 치료를 하는데 체외충격파나 주사치료 등을 병행하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발목을 고정해 사용하지 않는 상태가 장기화되면 발목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고 근육도 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활동을 재개하면 부상이 재발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도수치료 등을 통해 재활을 하는 편이 좋다.
치료사가 일대일로 소통하며 환자의 현재 상태에 적합한 수준의 운동 요법을 적용하고 짧아진 근육을 늘려 정상적인 가동 범위를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전준영 화성 청담탑정형외과 대표원장은 “발목 염좌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한 부상이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다”며 “하지만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인대가 느슨하게 회복되어 발목이 만성적인 불안정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발목 관절 연골이 손상될 위험이 높으며 때이른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염좌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통증이 없다 하더라도 조직이 아직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면 염좌가 재발하기 쉽다. 따라서 신체 활동을 하기 전에 발목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며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전한 신발을 신으면 발목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평소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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