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 품은 야마자키 증류소
독특한 위스키 제조 과정 눈길
수목원 분위기 하쿠슈 증류소
맑은 지하수 활용 풍미 가득
맛집‧온천 등 즐길거리 ‘풍성’
“저라면 무조건 ‘하쿠슈 12년’이에요.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게 문제가 아니라, 아예 국내에 없어요. 증류소에서 보일 때 사야 합니다.” (하쿠슈 증류소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의 후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술이 익어가는 곳이라면 국내외 어디든 찾아간다.
위스키 애호가로 알려진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일랜드‧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며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술은 운송 과정이나 기후 변화에 따라 실제로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술이 난 곳이 아닌 다른 분위기에서 마시면 본래의 향이 미묘하게, 때로는 심리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술익는 곳을 찾는다.
최근에는 위스키 증류소 투어가 인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다. 특히 ‘재패니즈 위스키’가 눈길을 끄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까지 일어날 만큼 수요가 높은 상황.
최근 여러 국제 품평회에서 인정받은 재패니즈 위스키는 희소성과 이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투자 수단으로도 부상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일본 현지 증류소 투어를 경험하고 직접 위스키를 구매하려는 여행자도 부쩍 늘었다. 흔히 한국인에게 ‘위스키 증류소 투어’ 성지로 ‘스카치위스키’의 고장 스코틀랜드, ‘아이리시 위스키’의 아일랜드, ‘카발란’의 대만 등이 꼽힌다.
최근 일본의 위스키 증류소들도 이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요즘 ‘하늘의 별 따기’ 급으로 구하기 어려워진 야마자키와 하쿠슈를 살 수 있다는 말에 각 증류소 투어가 부상하고 있다.
◆유료 투어조차 ‘추첨제’… 재패니즈 위스키 증류소 투어 인기
이들 증류소 투어는 예약한다고 무조건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료 예약은 선착순 마감이고, 유료 투어도 2달 전에 신청받아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이런 상황에 위스키 마니아라면 혹할 ‘재패니즈 위스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여행 패키지가 드디어 나와 화제다. 야놀자와 인터파크 투어가 산토리와 협력해 이들 증류소를 둘러볼 수 있는 야심찬 상품을 4일 내놨다.
패키지 여행을 활용하면 추첨을 기다리지 않고도 투어할 수 있다. 도심에서 떨어진 증류소까지 이동하는 것도 편리하다. 술을 마시고 싶어도 운전 걱정에 ‘그림의 떡’이었던 사람도 자유로워진다.
단, 엄청난 인기를 보이는 만큼, 투어 상품 역시 ‘광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는 각 증류소에서의 유료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견학 후에는 각각 야마자키‧하쿠슈 시음이 기다린다. 맛있는 하이볼을 집에서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쇼핑 타임도 빠질 수 없다. 시음 마지막에는 그날의 ‘깜짝 상품’이 등장하니 놓치지 말 것. 증류소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영상 촬영은 금지되니 참고하자.
◆소박한 시골 마을에 장인정신 가득 ‘야마자키 증류소’
야마자키 증류소 여행 패키지는 오사카의 현대적 미식과 교토의 오랜 전통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3박 4일 일정으로 꾸려졌다.
1923년 세워진 ‘일본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인 이곳은 오사카부 미시마군 시마모토쵸 야마자키에 있다. 산토리 창립자 토리이 신지로가 선택한 곳이다. 교토 남서쪽 천왕산 기슭에 자리해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작은 시골 마을과 어우러지는 ‘야마자키 증류소’의 압도감을 느껴볼 수 있다. 야마자키 증류소를 지켜준다는 시이오 신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다.
증류소에서는 독창적인 야마자키 위스키 제조 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 특히 수많은 캐스크(술통)들이 늘어선 저장고가 인상적이다. 나무 향과 어우러진 위스키 향이 가득하다. ‘0001’, ‘1988’ 등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가 새겨진 캐스크를 찾아보고 인증샷도 남기자.
강렬한 야마자키를 마신 뒤에는 기름기 있는 ‘텐동(튀김 덮밥)’으로 배를 채우자. 인근의 150년 전통의 일본 가정식 식당 ‘산쇼테이’에서 고소하고 바삭한 튀김으로 증류소 투어를 마무리한다.
투어와 함께 교토도 들른다. 이곳 대표 랜드마크 ‘후시미 이나리 신사’도 둘러보고 일본 전통 샤브샤브 맛집에서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오사카 현지 로컬 맛집에서 즐기는 ‘하이볼 페어링’
야마자키 증류소 투어 패키지는 오사카 현지의 ‘로컬 맛집’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려졌다. 산토리 위스키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모던 바 ‘위스키 다이닝 WWW.W’에서 하이볼로 피로를 지워보자. 일본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하이볼 바 신사이바시 1923’에서 특별한 탄산과 함께 산토리 하이볼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수목원인 줄... 숲 속 초록빛 가득한 ‘하쿠슈 증류소’
하쿠슈 증류소가 자리 잡은 곳은 시즈오카다. 1973년 설립된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는 일본의 두 번째 몰트위스키 증류소로, 야마자키와는 다른 위스키를 추구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세워졌다.
야마자키 증류소가 ‘일본의 정석 증류소’ 느낌이었다면 하큐슈 증류소는 마치 수목원에 놀러 온 듯 ‘초록초록한’ 분위기다. 기프트숍이 입구에 한번, 투어장에 총 2곳 있어서 지갑을 조심해야 한다.
이 증류소는 일본 알프스 남쪽 기슭(아카이시산맥)의 청정 수원 ‘하쿠슈’를 활용해 부드럽고 깨끗한 풍미를 지닌 독특한 위스키를 생산한다. 하쿠슈의 맑은 지하수에는 미네랄이 적당히 함유돼 있어 명수로 꼽힌다고.
증류소에 들르기 전 찾는 하쿠슈 휴게소에서는 이 지역의 물을 받으러 오는 현지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약수터 옆에는 푸드트럭이 있는데, 하쿠슈 물로 만든 콜드브루를 만날 수 있다. 하쿠슈를 더한 하이볼도 팔아 재미를 더한다.
◆시즈오카 매력에 흠뻑… 온천도 빼놓지 말자
시즈오카의 경우 도쿄와 가깝다 보니 ▲도쿄에서 시작해 시즈오카로 마무리하는 하프패키지 ▲시즈오카 내에서 여행을 이어가는 풀패키지 두 가지로 선보인다.
특히 ‘시즈오카 풀 패키지’는 내내 후지산을 조망하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후지카와 휴게소 스타벅스, 유메테라스, 이즈파노라바 파크 등이 목적지에 포함됐다. 3박 4일간 증류소 탐방과 함께 전통 온천 마을에서의 숙박, 현지 맛집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꽉 채웠다. 이를 통해 시즈오카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
맛집도 놓치지 않는다. 현지 인기 다이닝 이자카야와 숯불 모둠꼬치가 유명한 선술집에서 현지인들처럼 페어링을 즐겨보자.
시즈오카의 명물 어묵 거리 아오바요코초(青葉横丁)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오뎅거리 가장 초입의 오른쪽에는 배우 이시언이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들러 화제가 된 ‘미스즈’가 있다. 한 자리에서 오래 식당을 운영한 인자한 주인 할머니가 맞아준다.
산토리글로벌스피리츠코리아 측은 “야놀자와 인터파크 투어를 통해 떠날 수 있는 ‘산토리 증류소 투어 패키지’는 산토리의 장인 정신, 독창성, 맛과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며 “위스키 애호가는 물론 입문자들도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야놀자 플랫폼 관계자는 “일본 여행의 높은 수요와 두터운 위스키 마니아층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만족감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도 “인터파크 투어에서는 이번 산토리 위스키 여행 패키지 상품과 같이 소비자의 취미와 취향을 고려한 패키지 상품 ‘홀릭’을 선보이고 있다”며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해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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