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줄 모르는 괴력이다.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쉬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는 이번 시즌 21경기(분데스리가 13경기, 챔피언스리그 5경기, 포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미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쉴 틈 없는 일정 중 발목을 다치고,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어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빈센트 콤파니 뮌헨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뮌헨 지휘봉을 잡은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수비 전술의 핵심 전력으로 낙점했다. 시즌 초반 현지 언론의 비판 속에서도 믿음은 굳건했다. 김민재는 이에 보답하듯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끝난 뮌헨과 하이덴하임의 2024~2025 분데스리가 13라운드에서도 김민재는 수비진을 이끌며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높은 라인까지 올라가 정확한 패스를 뿌리는 등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드러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90분을 뛰면서 패스 정확도 97%(134/138), 롱 패스 성공률 100%(5/5), 리커버리 10회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4를 부여했다.
경기 중 팬들의 박수가 쏟아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뮌헨이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하이덴하임의 공세가 매서워지던 순간 어느새 김민재가 나타나 상대 공격수를 완벽히 차단했다. 독일 언론 ‘TZ’는 “그가 뮌헨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줬다”고 장면을 짚으며 칭찬했다.
뮌헨은 든든하다. 하이덴하임전 승리로 개막 13경기 무패(10승 3무·승점 33)를 마크한 뮌헨은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내며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다만 체력적인 부분은 걱정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1775분을 뛰었고, 대륙을 오가며 한국 축구대표팀 일정을 소화했기에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는 건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지난달 열린 A매치 쿠웨이트전에선 “아 힘들어”라는 혼잣말이 전파를 탔다. 지난 1일 도르트문트전에선 눈가에 난 출혈로 교체되기도 했다. 발목 부상도 안고 뛰는 중이다.
현지에서도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큰 부상은 체력이 떨어졌을 때 찾아오기 마련이다. TZ는 “김민재는 대표팀 차출에 있어 유럽 국적인 다른 동료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료의 부상 탓에 숨 돌릴 틈이 없다. 지난달 초부터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는 김민재를 계속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출전은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완벽한 동행을 위해서라도 체력 조절이 필요하다. 다만 투혼을 말릴 수가 없다. 그는 “벤치에 앉는 것보다 차라리 경기에 뛰다가 쓰러지는 것이 낫다. 팀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동료들은 내가 ‘파이터’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뮌헨은 오는 11일 오전 5시 샤흐타르 원정으로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른다. 그가 잠시라도 휴식을 부여받을 수 있을까.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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