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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여지가 없는, ‘플레이메이커’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연이은 승전고를 울리는 데 성공했다. 23일(한국 시간) 영국 입스위치의 포트먼 로드서 열린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025시즌 EPL 26라운드 원정 경기를 4-1로 이겼다. 팀의 주장인 공격수 손흥민은 이날 74분 출전, 2도움을 책임지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이날 토트넘은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수비수 제드 스펜스-케빈 단소-아치 그레이-데스티니 우도기,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로드리고 벤탄쿠르-데얀 쿨루셉스키, 공격수 브레넌 존슨-마티스 텔-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시작하자마자 아찔한 장면이 이어졌다. 입스위치가 킥오프 30초 만에 매서운 공격으로 골문을 노린 것. 수문장 비카리오의 선방과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거센 압박을 통해 토트넘을 몰아붙였다. 전반 초반 10분 동안 입스위치는 슛 3개를 기록한 가운데 토트넘은 단 한 차례도 슛을 때리지 못했을 정도다.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한 건 역시 손흥민의 발이었다. 팀의 왼쪽 2선 공격수로 나선 그는 입스위치의 빈 공간을 집요하게 노렸다. 전반 12분 우도기의 패스를 이어받아 좌측 선상 돌파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 우도기와 돌파 장면을 재차 연출하면서 흐름을 토트넘 쪽으로 끌어왔다.
효과는 주효했다. 18분엔 후방 그레이의 긴 패스를 이어받더니 입스위치 수비수 두 명을 무력화한 뒤 강한 패스로 존슨의 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돌파를 억제하지 못한 입스위치는 두 번째 실점도 막지 못했다. 26분 손흥민의 패스에 호응한 존슨이 침착하게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시즌 9·10호(리그 8·9호) 도움을 연달아 올리는 데 성공한 손흥민이다. 또한 시즌 득점(10)과 도움(10) 모두 두 자릿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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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존슨의 콤비플레이에 2골을 내준 입스위치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이내 반격에 나섰다. 전반 36분 우당탕탕 흐름 속 공격수 오마리 허친슨의 추격골이 터졌다. 한 골 차이로 후반에 돌입한 양 팀은 장군멍군을 계속 주고받았다. 교체 출전한 루크 울펜덴이 후반 15분 입스위치의 동점 골을 뽑아내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승기를 굳히려는 토트넘도 추가 득점이 절실했다. 기존 공격진의 체력 안배도 필요했던 상황, 이에 후반 28분 손흥민을 교체하고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했다. 교착 상태를 깬 건 토트넘의 스펜스다. 후반 32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리그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39분 쿨루셉스키의 감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한 점을 더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3점 차 우위를 지키고,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10승째(3무13패·승점 33)를 올렸다. 앞서 브렌트포드(2일·2-0)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7일·1-0)를 차례대로 꺾었고, 이번 입스위치전을 거쳐 리그 3연승을 챙겼다.
손흥민은 현재진행형 전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하면서 EPL 통산 공격포인트 14위로 올라섰다. 기존 195개(126골 69도움)로 저메인 데포(162골 33도움)와 동률을 이뤘던 그는 입스위치전 활약을 통해 71도움째를 마크했다. 이에 공격포인트 197개를 기록하면서 로빈 반 페르시(144골 53도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다음 목표는 12위 로비 파울러(202개·163골 39도움)와 13위 레스 퍼디난드(198개·149골 49도움)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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