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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2’ 려운의 로망, 그리고 박후민의 낭만[인터뷰](종합)

입력 : 2025-05-06 16:46:32 수정 : 2025-05-06 19: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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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입어온 교복이지만, 이번엔 유독 달라보였다. 원작에 대한 기대감, 혹은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약한영웅 Class 2’는 글로벌 시청자에게 배우 려운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이 됐다. “끊이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는 다짐 속에 풍성한 추억을 채워준 작품이다. 

 

‘약한영웅 Class 2’(약한영웅2)는 지난달 25일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흥행 가도에 올랐다. 2일 만난 려운은 “아직 실감 안 난다.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시즌은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이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생존기를 그렸다. 인근 학교들이 맺은 일명 연합과 박후민이 소속된 은장고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시즌1 애청자에서 시즌2 주인공으로

 

2022년 공개된 ‘약한영웅 Class 1’(시즌1)의 애청자로서 시즌2에 합류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시즌1을 본 려운은 독백과 어우러진 액션, 몰입감을 높이는 음악과 전개방식까지 ‘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답한 그는 캐스팅 이후 ‘힘캐’ 박후민을 표현하기 위해 10kg가량 증량하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실제 성격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지만, 외적인 모습부터 닮아가려 노력했다. 증량을 위해 운동을 하며 가리는 것 없이 먹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강백호를 떠올리게 하는 새빨간 머리, 슬램덩크 OST까지 직접 틀고 나타난 박후민의 첫 등장신은 강렬 그 자체였다. 반바지에 쪼리 차림은 “범상치 않게 보이고 싶었다”는 려운이 직접 제안한 스타일링이었다. “빨강이랑 나는 안 맞는 것 같더라. 나는 쿨톤”이라고 웃어보인 려운은 “박후민은 은장고의 대장이고, 전체를 책임지는 호탕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더 쾌활하고 어른같은 모습이 보이면 좋을 것 같았다. 담백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있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지난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지훈, 최현욱, 홍경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즌2는 전학생 연시은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새로운 인물과 스토리가 전개된다. 불우한 가정 환경과 대비되는 쾌활한 성격, 믿음직한 의리와 싸움 실력까지 박후민은 시즌1의 안수호(최현욱)과 닮아 있는 면이 많았다. 려운은 때마침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최현욱과 호흡을 맞춰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전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분명했다. 수호와 후민 모두 친구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친구를 위해 기꺼이 희생했다면 수호는 시은 만을, 후민은 모든 친구들을 지키려는 대장이었다. 려운은 “(수호가) 호위무사라면 바쿠(박후민)는 대장 같은 느낌이었다”고 비유했다. 

 

나름대로 자신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던 박후민을 괴롭힌 건 나백진(배나라)이다.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는 일명 ‘연합’의 우두머리로 은장고 대장인 후민이 연합에 가입하지 않아 지독히도 그를 괴롭혔다. 최효만(유수빈)의 반쪽자리 대장 놀이도, 준태(최민영)를 괴롭히는 이유도 결국 모두 나백진으로 인한 결과였다. 

 

후민과 백진의 서사를 되짚던 려운은 “백진은 바쿠를 영원한 내 편이라 생각했을 것 같다. 엇나가는 백진에게도 힘이 되어줬지만, 백진이가 탁이를 다치게 하며 선을 넘은 거다. 동반자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떠니니 집착을 한 게 아닐까”라고 설명하며 “계속 같은 표정을 짓던 백진이 한 번씩 표정의 오류가 난다. 그 이유는 바쿠 때문이다. 백진에게는 바쿠가 유일한 자기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교복·액션·로망…‘약한영웅2’의 특별함

 

실제론 점심 시간엔 농구를 하고, 쉬는 시간엔 매점으로 향하는 평범한 남고생이었다. 려운은 ‘약한영웅2’를 두고 “남자들의 로망이 가미된 작품”이라고 평했다. ‘남자들의 로망’에 대한 물음에 “만화 영화를 보면 대장이 선두로 나서서 싸우는 장면들이 있지 않나. 현실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일들을 간접경험 해볼 수 있었다”고 했다.

 

후반부를 장식한 연합과 은장의 패싸움신은 ‘남자들의 로망’의 총집합이었다. 려운은 “그 장면에 나온 배우들이 다들 신나서 연기하더라. 대전에서 숙박하며 한 달 정도 촬영했는데, 단역 배우분들도 군대 동기처럼 친해졌다고 들었다”고 웃었다. 

 

‘약한영웅’ 연시은의 치열한 액션 만큼이나 돋보인 건 은장고의 ‘대장’ 박후민의 힘 있는 액션이었다. 맨손 액션은 처음이었던 그는 움직임을 단순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약 2개월 간 액션스쿨에 나가 준비했고, 현장에서도 무술감독의 지도 하에 합을 맞춰 나갔다. 시즌1 액션에 감명 받은 만큼, 힘주어 준비한 액션신이다. 려운은 “오른손잡이라 왼손이 어색했다. 그래도 멋있게 잘 나온 것 같다. 찍을 때 재밌었다”면서 “처음엔 어렵지만 하면서 맞아가는 과정들이 재밌다. 액션이 있는 작품을 또 하고 싶다”고 바랐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에 이어 ‘약한영웅2’, 그리고 ‘나미브’까지 남고생 역을 맡아 교복을 입었다. “‘아직 교복을 입어도 되겠지’ 생각하며 ‘약한영웅’ 촬영에 들어갔는데, 화면으로 보니 준태같이 너무 어린 친구들과 섞여서 어색해 보였다. 이제 그만 입어야지 싶었다”고 머쓱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을 꼽는다면 볼링장에 향한 시은을 찾으러 가서 백진에게 경고하는 장면이다.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고 싶었는데, 찍다가 눈물이 나서 촬영을 잠깐 멈추기도 했다. 바쿠의 캐릭터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첫 볼링장 신이었는데 모형 볼링공이 꽤 무거워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2는 액션신과 판타지적 요소들이 더 가미되어 있었던 것 같다. 시즌1이 영화 ‘파수꾼’ 같은 담백한 내용이었다면, 시즌2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계속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비교했다. 

 

“낭만 합격”이라는 금성제(이준영)의 대사도 빼놓을 수 없었다. “금성제 역할이 진짜 멋있었다. 성제의 낭만과 자유로운 모습들이 그랬다”면서 “(바쿠는) 시은이를 진정시킬 때 조금 낭만이 있던 것 같다. 친구의 아픔을 공감하면서도 친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그시 누르는 모습이 낭만적이었다”고 했다. 

 

금성제(이준영)와 최사장(조정석)의 쿠키영상은 시즌3를 향한 기대감을 싣기에 충분했다. 백진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한 려운은 “아직 시즌3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다”면서도 “만일 시즌3가 제작된다면 바쿠는 시즌2보다 안 좋아질 것 같다. 상처가 더 생긴 상태이지 않을까. 이미 이겨낸 시은이가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롱런 꿈꾸는 배우…”장점은 눈빛”

 

고등학생 려운의 ‘로망’은 연극영화과 진학이었다. ‘인서울’을 향해 달렸고, 로망을 이뤘다. 2017년 ‘사랑의 온도’를 시작으로 벌써 9년 차 배우다. “데뷔 때는 아는 게 많이 없었다면, 지금은 경험하면서 현장에 대해 많이 알게됐고, 대본을 볼 때 어떻게 봐야하는지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비교한 그는 “(대본을 볼 때) 캐릭터의 감정선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먼저 보게된다. 재미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빨리, 잘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다작해서 ‘스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아졌다.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분위기도 좋고 항상 새로운 게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떨림이 앞선다.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결과물을 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게 좋다. 계속 공부해야하는 것 같다. 끝이 없는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이 꼽은 ‘배우 려운’의 장점은 눈과 솔직함이다. 눈빛이 좋다는 말과 함께 ‘악역해도 잘 하겠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왔던 터다. 그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다. 솔직하게 다 이야기해서 그 두 가지가 내 장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치열하게 노력했고, 그럼에도 행복했어요.”

 

연기가 좋아지면서 평생 배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마음 한 구석 자리잡았다. 욕심 없이, 꾸준히 끊기지 않고 연기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약한영웅’은 배우 려운을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준 작품이다.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려운을 알렸다. 자고 일어나면 훌쩍 뛰어 있는 SNS 팔로워 수가 이를 증명한다.

 

공개 3일 만에 610만 시청 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직후부터 한국 톱10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63개국 톱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즌2가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기며 앞서 공개된 시즌1 역시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8위에 오르며 넷플릭스 공개 후 5주 연속 글로벌 톱10 리스트에 진입했다.

 

려운은 “잘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우리끼린 너무 들뜨지 말자고 서로를 다독였다”면서 “가능하면 글로벌 시장도 노려보고 싶다. ‘아메리칸 드림’ 아닌가. 너무 좋다. 꿈 같은 이야기”라며 밝게 웃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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